러시아 경찰이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의 팔다리를 잡은 채 연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경찰이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의 팔다리를 잡은 채 연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모기지 금리 20%까지 오른 러

루블 가치 폭락하자 금리인상
대출로 집 사려던 국민들 포기

의약품 사재기 돌입·여행 취소
신용카드 막혀 일상생활에 지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서방의 제재가 강해지며 침략국인 러시아 국민의 삶도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금리가 올라 주택 담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영공이 막혀 여행은 언감생심이 됐다. 수출 제재에 따라 의약품 구매가 막힐 것을 우려한 일부 러시아인들은 의약품 사재기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러시아인들의 불만이 전쟁을 강행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좁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재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저소득 러시아인들이 푸틴의 핵심 정치 기반”이라고 보도했다.

2일 WSJ에 따르면 러시아의 주택 담보 대출(모기지) 금리가 20%까지 올랐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올린 데 따른 결과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서방의 경제 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이 같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WSJ에 “대출로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품 사재기도 나타나고 있다. WSJ는 “서방의 수출 제재가 의약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러시아인들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DSM그룹에 따르면 러시아 의약품의 약 55%가 수입품이다. 휴가 계획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서방이 러시아 항공사의 영공 진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예브게니 비니코프(여·56)는 “취소된 여행은 세계 여성의 날(8일)을 기념한 남편의 선물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러시아인들의 불편은 이뿐만 아니다. 특히 러시아의 넷플릭스 가입자는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가 발급한 신용카드로 구독료를 낼 수 없어졌다. 미국 정부가 스베르방크와의 금융거래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제재로 인한 러시아인들의 불만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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