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마저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
러軍 변전소 폭격하며 정전사태
이달 말은 돼야 복구 가능할듯


“빵과 케이크를 두는 선반에 놓인 음식들은 거의 바닥난 상태입니다. 바로 사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전부 팔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15년째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다카가키 노리야(高垣典哉)는 2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심각한 우크라이나 현지의 식량부족 상황을 전해왔다. 다카가키는 지난 1일 방문한 슈퍼마켓의 선반이 텅텅 빈 영상을 보내면서 “통조림 옥수수와 크래커, 화장지를 간신히 구해 며칠 동안 나눠서 먹으며 끼니를 연명하고 있다”면서 “물과 주스, 치즈도 겨우 구해왔다”고 말했다. 또 다카가키가 찍은 사진 속 키이우 도로에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한 콘크리트 기둥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피란 행렬로 들끓었던 지난달 말과는 달리 3월 초부터는 시내를 달리는 차량은 극소수로 줄었고 대로에 나와 있는 사람도 거의 없는 모습이었다.

키이우의 식량 부족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지금 키이우는 전기와 수도마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변전소를 폭격하면서 키이우 일대는 정전 상태다. 러시아의 추가 공격이 없다는 전제하에 이달 말은 돼야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르키우 시내의 지하 대피소에서 5일째 숨어지내고 있는 한 여성은 “너무 걱정되고 무섭다”며 “여기에는 어린아이와 노인이 대다수라 매우 끔찍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하 대피소에 숨어 있는 아동과 노인들은 배급된 빵을 먹고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르키우에 거주하고 있는 한 우크라이나인 부부 역시 FNN 인터뷰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도 무서워 커튼으로 창문을 가리고 전기도 켜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그 평온함이 오히려 무섭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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