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관리 차질 불가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국내 식품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사태 장기화 조짐으로 수입 곡물들의 가격이 올 한 해 동안 높은 가격을 형성할 전망이어서 정부의 물가 안정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3일 국제 곡물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1일 기준)에 따르면 밀은 1t당 368달러로 전일 대비 7.9%, 옥수수는 291달러로 6.1%, 대두는 627달러로 3.7%씩 급등했다. 밀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글로벌 공급이 장기간 중단될 것을 우려해 2008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대두 역시 2012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들 주요 곡물의 생산지로 글로벌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들 지역은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29%를, 옥수수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전쟁 발발로 인해 수출 대체지역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들은 전쟁이 올해 봄 옥수수와 같은 작물 파종에도 영향을 줘 곡물 가격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국내 농식품 분야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곡물 선물 가격은 기후 영향으로 이미 오른 상태에서 추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의 지상군 투입 및 시가전 발생으로 인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져 국제 곡물 가격은 올 한 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치솟는 국제 곡물 가격을 상대하긴 버거운 상태다.
주요 곡물의 경우 사료용은 물론 가공식품에도 주원료로 사용되기에 이들의 가격 상승은 곧바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가공식품의 전반적인 추가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정부의 물가안정대책 자체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완전히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강구한다는 계획이지만 현 추세에 비교해볼 때 지엽말단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유류세 추가 인하와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확대, 대체 곡물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등 각종 세제 혜택은 물론 원재료매입자금 융자 금리 인하 등 정책자금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지만, 현 급등세를 컨트롤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 촉발된 생활물가 급등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응책을 내기로 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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