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시작을 불과 하루 앞두고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정권 교체를 요구해 온 국민은 환호할 일이지만, 정권 연장을 지지하는 국민은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득표 전략 차원에서는 섣불리 유불리를 가늠하기 힘들다. 중간 지대에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합침으로써 다자 구도가 사실상 양자 구도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남은 선거 기간에 더욱 치열한 격돌도 불가피해졌다.

두 후보는 3일 오전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안철수는 윤석열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인수하고, 함께 준비하며, 함께 정부를 구성할 것’을 약속했다. 또, 국가 비전으로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과학기술 중심 국가’를 내걸고, 함께 추구할 5가지 가치로 ‘미래·개혁·실용·방역·통합’을 제시했다.

그동안 단일화를 놓고 볼썽사나운 일이 많았고, 특히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 측으로부터도 협력 요청을 받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음을 고려할 때, 늦었지만 그런 불확실성이 정리된 것은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다행한 일이다. 선거 지형이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냐, 현 정권의 10년 집권이냐로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이제, 단일화가 두 후보가 내세운 것처럼 국정 운영 정상화를 위한 구국적 결단인지, 반대로 오직 당선과 권력 배분만을 노린 정치적 야합인지, 국민이 투표로 엄정하게 심판할 것이다.

따라서 단일화가 정치적 순풍일지 역풍일지 예단하기 힘들다. 이제부터 하기에 달렸다. 단일화가 곧 대선 승리라고 생각한다면 거대한 착각이다. 이미 권력 배분과 6월 지방선거 공천, 합당 뒤의 당권을 둘러싼 잡음이 들린다. 오만과 방심이 스며드는 순간에 국민은 등을 돌린다. 단일화의 반작용으로 여권은 똘똘 뭉칠 것이다. 여론조사를 봐도 단일화 효과는 제한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진정성을 갖고 확고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승부(勝負)를 가늠하기 힘들다. 간발의 승리로는 거대 여권에 맞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다는 현실도 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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