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우크라이나 사태로 추후 적당한 시기 논의” 해명
올 초 북한의 미사일 연쇄 무력시위를 계기로 한·미·일 국방 당국이 3월 초 개최를 목표로 추진해오던 3국 국방장관 회담이 3월 9일 대선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 국방당국은 대통령 선거 전·후 개최 시기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오는 등 시기 조율에 난항을 겪어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재개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욱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대신 등 3국 장관은 지난달 10일 한·미·일 국방장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미사일 위협에 맞서 3국이 긴밀하게 공조하며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향후 상호 합의된 날짜에 3국 국방장관 회담을 대면으로 개최하자’고 합의했다.
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일 국방 당국은 이달 초 3국 국방장관 회담을 대면 또는 화상 방식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소식통은 미국은 ‘3월 4일 개최’를 제안했고, 한국이 ‘3월 12일을 역제안했지만, 미국이 다시 이 제안을 거부하면서 회담 개최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오는 9일 대선 선거일을 앞두고 회담 개최에 따른 파장을 우려해 회담을 대선 이후로 미루려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회담을 미루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발언이 나올 경우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나 거친 언사로 맞받아칠 수 있다. 이 경우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 직전에 보수 진영 후보에 쏠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한·미·일 군사 동맹 필요성을 언급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회담에서 관련 내용이 거론될 경우 대선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3월 초 개최를 검토 중이던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은 우크라이나 상황 등 현 정세를 고려해 관련국과의 협의하에 추후 적당한 시기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대선 전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전군 지휘관 회의를 열고 북한에 대응할 무기체계 영상까지 대거 공개한 마당에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피할 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정 조율 실패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개최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 정부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은 2019년 11월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한·미·일 안보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채 2년째 답보 상태다. 2019년 11월 17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고노 다로( 河野太郞) 일본 방위대신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를 계기로 제13차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연 바 있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 문 정부는 출범 후인 2017년 6월 30일 공동성명에서 한·미·일 안보·국방협력을 명기하는 등 한·미·일 군사공조를 추진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7년 12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추가 배치, 미사일방어(MD), 한·미·일 동맹‘에 대해 3노(NO)를 천명함으로써 중국에 굴복했고,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 재단을 해산함으로써 한·미·일 안보공조의 틀은 붕괴됐다. 이후 남북 및 미북정상회담 후에 한·미·일 군사공조 강화는 후퇴해왔다. 앞서 서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일본과 동맹 체결을 추진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 질의에 “현 정부는 그럴 생각 없다”고 답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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