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박성훈 기자

수원고법이 전국 최초로 법원 외부에 있는 성폭력 피해자와 법정을 실시간 영상으로 연결, 원격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해바라기센터 등 법정이 아닌 곳에서 촬영된 성폭력 피해 진술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에 대한 위헌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신숙희)는 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진행하면서 병원에 입원 중인 피해자 B 씨에 대한 영상 증인 신문을 했다. A 씨는 정신장애가 있는 성인 B 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원심은 당시 범죄 피해 진술이 담긴 영상물을 법정증언으로 인정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는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정신적 장애로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경우 해바라기센터 등에서 진술한 영상 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미성년 피해자의 영상녹화 진술을 증거로 인정하는 해당 조항에 대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장애로 심신이 미약한 피해자의 진술 녹화 영상에 대해서도 위헌 소지가 생겼다.

이에 수원고법은 피고인의 반대 신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병원에 입원 중인 피해자가 법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가 입원 중인 병원에서 중계 장비를 동원해 실시간 영상을 통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수원고법 관계자는 “법원행정처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찾아가는 영상 법정’ 방식이 전국 법원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장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영상 법정 출석 장소는 병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주거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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