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택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순위 내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지방은 물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지요. 특히 서울 외 지역의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단지에서도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올 정도로 분양 시장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전국에 분양한 35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가 23곳(65%)에 불과할 정도이지요. 서울과 주요지역을 제외하고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각종 지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주택담보대출 강력 규제와 금리 인상 지속, 집값 고점 인식 확산 외에도 입주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지요. 실제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1만8646가구로 지난해 28만4141가구보다 12%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사실상 실수요자가 없는 지방 중소도시 입주아파트도 올해 7만2905가구(2021년 7만3247가구) 등 2년 동안 14만6000여 가구가 입주하지요. 여기에 대선 후보마다 ‘공급 과잉’ 수준의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잠재 수요 감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젊은 세대의 이른바 ‘영끌’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생애 첫 주거용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인(매수인) 중 2030세대는 1만4224명으로 1월 1만6285명에 비해 2061명이나 줄었지요. 전체 생애 최초 매수인도 2만5850명으로 1월 3만520명에 비해 4670명이나 감소했고요. 여기에 주택 매매수급지수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2월 중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3(100 기준·높으면 매수자, 낮으면 매도자가 많음)으로 2019년 7월 22일 조사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요. 이 같은 여건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 미국의 예고된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도 한국경제를 덮치는 상황입니다. 올해 빚(대출)을 많이 내서 집을 살 경우, 자칫 ‘하우스 푸어(대출로 집을 산 가난한 이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대내외 악재와 미분양 증가, 분양시장 양극화의 시기에 실수요자들은 최대한 보수적인 내 집 마련 전략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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