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일상생활을 위협할 지경이 됐다. 인플레이션은 ‘소리 없는 도둑’이라는 말처럼 소득 증가분이나 코로나 지원금도 무위로 돌린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선 이후에 물가 폭등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는 3.7%(전년 동월 대비)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면서 3%대에 진입한 이후 11월부터는 3% 후반대에 접어들어 연속해서 4%에 근접하는 고공 행진이다. 물가 상승이 세계적 현상이고, 원인도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세 등 글로벌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 특히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현금 뿌리기에 무책임하게 부화뇌동해 물가 문제를 더 악화시킨 책임도 크다.

이런데도 정부는 국민소득이 늘었다고 생색을 낸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0.3%(달러화 기준) 늘었지만, 환율·고물가 효과가 55%를 넘어 대다수 국민에겐 공허할 뿐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지난해 11월 설문조사에선 68%가 평균 월 소득이 코로나 전인 2019년보다 줄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4분기 처분가능소득의 평균소비성향은 67.3%로 2006년 이후 최저치였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계 소비 중 식비 비중을 보여주는 엥겔계수는 지난해 12.86%로, 2000년(13.29%) 이후 최고치다. 마치 저소득 후진국형 소비 구조를 보는 듯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에서 3.1%로 올렸다. 10년 만의 최고치다. 3.0%인 성장률 전망치보다 높아, 실질국민소득은 마이너스가 된다. ‘맹탕 성장’이라는 얘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한은이 배럴당 85달러로 전제했던 원유가는 벌써 110달러를 넘었다. 문 정부의 돈 풀기로 지난해에만 유동성이 400조 원 넘게 급증해 고물가를 부추긴다. 대선을 의식해 눌러 놓았던 전기료·대중교통 요금 등도 줄줄이 인상될 것이다. 두 달 후면 임기가 끝나는 문 정부는 ‘반짝 효과’를 자화자찬하며 유류세 인하 연장 같은 뻔한 레퍼토리만 반복한다. 혹세무민 수준이다. 고물가·고금리 공포에 휩싸인 국민 고통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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