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사태’ 兩會 화두로

러 지원했다간 제재 불보듯
올 성장률 5.5%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달성 불투명 전망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지난 4일 개막한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국정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고 내부 논의에 들어간 당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내·외부 요인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식량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밀월관계에 있는 러시아를 향한 지원이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 부딪히고, 31년 만의 최저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도 코로나19 등 내·외부 악재가 겹쳐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열릴 전국대표대회(전대·당 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석탄 증산을 시사하는 등 목표 달성을 위해 녹색성장, ‘공동부유’(共同富裕) 등 기존에 제시한 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6일 정협 농업·사회복지 대표들을 만나 “식량안보는 중요한 국가현안인 만큼 조금이라도 경계를 늦추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은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중국이 우방국 러시아를 지원하는 데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국제사회 제재를 받던 북한을 암암리에 지원했듯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소기업 위주의 지원이 가능했던 북한에 비해 러시아 지원을 위해선 국영 대기업들이 참여해야 한다”며 “이 경우 이들 기업이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양회의 최대 화두인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외 유통망 차질 등이 계속 발목을 잡고,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부 장벽도 크기 때문이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개회식 업무 보고 때 1991년 이후 최저인 5.5%의 GDP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야코브 군터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이 최근 몇 년간 강조해온 해외 의존도 낮추기가 더 중요한 의제가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내수 시장 확대를 노리는 ‘쌍순환 정책’이 (양회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6일 기준 본토 확진자만 214명이 발생하는 등 총 32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 200명 이상의 본토 확진자가 나온것은 지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만이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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