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의 모습. 기존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륜 이동식발사대(TEL)에 비해 더 길어진 11축22륜 TEL에 실려 있다.  뉴스1
북한 노동신문이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의 모습. 기존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륜 이동식발사대(TEL)에 비해 더 길어진 11축22륜 TEL에 실려 있다. 뉴스1
■ 北 ICBM 성능 시험

北, 尹정부 출범전 ‘길들이기’
우크라 집중하는 바이든 압박

김정은, 미사일 현장 직접챙겨
풍계리 증축 등 핵실험 조짐도

ICBM 발사시점 3~4월로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대한 현대화 지시는 핵 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를 사전에 길들이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내부결속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겠다는 다목적 포석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대형운반로켓들을 발사할 수 있게 발사장구역과 로켓총조립 및 연동시험시설, 위성연동시험시설들을 개건확장하며, 연료주입시설과 보급계통들을 증설하고 발사관제시설의 요소들과 주요기술초소들을 현대적으로 개건확장하는 데 대한 과업을 주셨다”고 전했다.

최근 김 위원장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나 군사 현장 방문은 자제하고 군부 인사들을 대신 보냈지만,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현장이나 위성발사장 등 도발 수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되는 현장은 직접 챙기고 있다.

북한은 또 지난 2018년 폭파했던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등 핵실험 재개를 준비 중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북한 영변 핵단지 내 5㎿(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하고, 강선 핵 단지 및 평산 광산의 활동 징후도 포착되는 등 핵 실험 재개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정비되기 전 최대한 길들이려는 전략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기보다 군사적 긴장을 높여 한국 내 남남갈등까지 노리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한·미 당국은 최근 북한이 발사체 실험을 위성 발사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신형 ICBM인 화성-17형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둔 실험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5년 내 다수의 정찰위성을 운용할 것이란 지침을 내리면서 북한의 ICBM 발사 시점은 이르면 3월 중, 늦어도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통상 이 시기에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도발 명분으로 삼아왔다. 사실상 신형 ICBM 시험이지만, 외관상 위성 발사로 포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과 대립 국면인 중국·러시아의 비호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위성발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내부결속도 꾀할 수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우선순위에서 밀린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는 적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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