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인수위 성공·실패 사례

朴, 철통 보안에 ‘불통 인수위’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오는 25일쯤 구성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앞선 역대 인수위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참고할 필요성이 11일 제기된다. 특히 인수위의 점령군 노릇과 내부의 과도한 권력다툼, 섣부른 정책 논란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헌정 사상 첫 인수위는 1988년 제6공화국 출범을 맞아 ‘취임준비위원회’라는 형식으로 시작됐다. ‘취임준비’라는 소극적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전두환 전임 대통령의 강력한 국정 운영 장악력에 눌려 당시 노태우 당선인은 취임준비위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정권 인수인계 작업을 벌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김영삼 당선인은 지역 안배를 염두에 둔 국회의원들로 인수위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 절차를 밟았다. 다만 이때 인수위원 14명 중 13명이 현역 의원일 정도로 정치색이 두드러지며 인수위 내 ‘줄서기·권력 다툼’이 극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 가동한 인수위는 1997년 외환위기와 직선제 이후 사실상 첫 정권교체라는 점에서 단순한 정권 인수가 아닌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했다.

노무현 정부 인수위는 시민단체 출신과 전문가들이 합류하며 정책 실무형으로 꾸려졌다. 노 당선인이 직접 실무를 챙기는 파격을 보였지만, 당시 인수위를 두고 국정운영이 벌써부터 포퓰리즘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 이명박 정부 인수위 때는 ‘영어 몰입교육’을 둘러싼 혼란상을 자초하는 등 정책적 혼란을 낳은 사례로도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 역시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드는 등 굵직굵직한 국정 로드맵을 그려냈지만 ‘철통 보안’을 강조하면서 일방적으로 각종 발표를 이어가 ‘불통 인수위’라는 지적을 받았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