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다수의 기지서 발사 징후”
정권교체 때마다 도발 이어와


한·미 당국은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준비를 마치고 이번 주 초 발사를 감행할 것으로 분석하고 집중 감시 중이다.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추정되는 서해의 복수 기지에 감시 자산을 집중 배치 중이다. 한·미는 북한 지역 날씨와 북한 내 정치일정 등이 발사 일정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서해 다수의 기지에서 화성-17형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등의 시험발사 준비를 마치고, 발사만 남겨놓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특정 지역 한 곳이 아니라 다수의 발사 장소에서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도발 시기와 수단은 북한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가장 큰 요소는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평양 등 서해 지역은 비 또는 눈이 예상되며, 15일부터 17일 오전까지 흐린 날씨가 계속되다가 17일 오후부터 다시 비 또는 눈이 내린다. 신형 미사일을 실험하는 만큼 최상의 기후 조건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감행해 과학 기술 수준을 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MRBM 실험발사 없이 곧바로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신형 ICBM 최대 사거리 발사를 진행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들어 매번 한국 정부 교체기 때마다 벌인 도발 공식을 이어가는 것이 된다. 북한은 박근혜·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과 직후로 핵 실험·ICBM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이번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복구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현대아산이 투자한 강원 고성항 근처 해금강호텔에 대해서도 해체 정황을 보이는 등 후속 도발도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카드 중 하나인 화성-17형은 지난 2020년 노동당 창건일 때 공개한 것으로, 24~26m 길이에 무게는 100t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2개 이상의 핵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만든 다탄두(MIRV) 방식의 ICBM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의 새로운 정부뿐 아니라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직접 압박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계획은 ICBM까지 가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정철순·김유진 기자
정철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