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9일째인 14일 러시아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국영 채널1 TV 뉴스 도중 한 여성이 스튜디오에 난입해 ‘전쟁에 반대한다(NO WAR)’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이 여성은 이 방송국 직원 마리나 옵샨니코바로, 현재 모스크바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채널1TV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9일째인 14일 러시아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국영 채널1 TV 뉴스 도중 한 여성이 스튜디오에 난입해 ‘전쟁에 반대한다(NO WAR)’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이 여성은 이 방송국 직원 마리나 옵샨니코바로, 현재 모스크바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채널1TV 캡처
방송국 직원의 돌발 시위
“이 침략의 책임자는 푸틴”


“전쟁에 반대한다(NO WAR).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믿지 말라.”

러시아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러시아 국영 TV 뉴스가 진행되고 있던 스튜디오에 한 여성이 난입해 ‘전쟁을 멈춰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반전 시위를 벌였다.

CNN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날 오후 9시 31분 러시아 국영 채널1 TV 뉴스가 진행되고 있던 스튜디오에 난입해 “전쟁에 반대한다. 전쟁을 멈춰라”고 소리쳤다. 또 이 여성은 러시아어와 영어로 “프로파간다를 믿지 마라. 그들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흔들었다. 팻말에는 ‘러시아인들은 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당황한 앵커가 더 큰 목소리로 뉴스를 읽었지만 이 여성의 목소리는 전파를 탔고, 이후 뉴스는 미리 녹화된 화면으로 전환됐다.

‘깜짝 반전 시위’를 한 여성은 방송국 직원 마리나 옵샨니코바라고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Info’는 밝혔다. 이 단체는 “옵샨니코바는 현재 모스크바 경찰서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옵샨니코바가 형사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OVD-Info’는 옵샨니코바가 시위 전에 촬영한 동영상도 공개했는데, 옵샨니코바는 “부친은 우크라이나인, 모친은 러시아인”이라며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는 침략국이며, 침략의 책임은 오직 한 남자,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불행하게도 지난 수년간 나는 채널1에서 근무하며 크렘린의 정치선전을 해왔는데, TV에서 거짓말을 하고 러시아인들을 좀비로 만드는 데 참여한 게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옵샨니코바는 “이 모든 일의 시작인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당시 우리는 침묵했는데, 이제 이 미친 짓을 멈출 힘은 러시아 국민에게 있다”면서 “두려워 말고 시위에 참여하라”고 호소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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