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1000대로 수천만㎞ 시범
한국, 고작 30대로 72만㎞ 그쳐
기술고도화 데이터 축적도 부족


미국, 중국 등의 자율주행 누적 주행거리는 수천만㎞에 달하는 데 반해 국내는 고작 100만㎞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율주행차 산업에 대해 ‘규제 프리존’(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제2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발표한 ‘자율주행차 시장 동향 및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약 1000대 규모로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 차량을 운행하는 데 반해, 한국은 30대에 그쳤다. 누적 주행거리는 미국 웨이모가 3200만㎞(2020년 기준), 중국 바이두는 2100만㎞(2021년 기준)에 달하지만, 한국은 72만㎞에 머물렀다.

질적 차이도 컸다. 미국, 중국 등은 무인 시범 운행을 하고, 지정된 지역에서 자유롭게 운행 경로를 설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보조 운전자가 탑승하고, 정형화된 특정 노선에서만 시범 운행을 하는 수준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해 기술 수준이 미흡한데, 기술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축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면서 “규제 프리존 적용과 대규모 실증단지 지정 등을 통해 기업들이 기술성과 사업성 테스트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재 10개 안팎에 불과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신생기업)을 늘리고, 한국이 신산업의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세부 방안으로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 차량 제작·출시에 적합한 안전기준과 합리적 수준의 보험제도 및 책임소재 정립 △시범운행지구를 기업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지정 및 운영 등을 제안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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