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4월까지 러 노선 중단
러영공 피해 유럽행 운항도 파행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 차질 우려

中 코로나 재확산 공장가동 중단
對中 수출업체 ‘불똥 튀나’ 주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로 해상 운송로에 이어 항공 운송로까지 봉쇄됨에 따라 기업들의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부품 및 원재료 수급도 한층 어려워지며 제조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러시아 등에 대거 진출했던 유통업체들도 긴장 강도가 높아지는 ‘북방 리스크’에 숨을 죽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4월까지 러시아 노선 운항(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여객, 모스크바 경유 유럽행 화물 노선)을 중단하고, 유럽과 미주 노선은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우회 노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노선(인천∼런던·파리 등)은 편도 기준 1시간 30분∼2시간 45분가량, 미주 동부노선(인천∼미국 뉴욕·애틀랜타 등)은 1시간∼1시간 40분가량 비행시간이 늘어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부터 유럽노선(인천∼프랑크푸르트·런던)과 미국노선(인천∼뉴욕)을 러시아 영공 대신 우회 항로로 운항한다.

대한항공 유럽행 화물도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고 운항한다. 현재 러시아에 취항 중인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전날 HMM이 러시아행 선박 운항을 중단한 것에 더해 대한항공이 러시아 물류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바닷길과 하늘길 모두 물류 차질을 빚고 있다.

물류난으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제조업체들은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품 협력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자 당혹해 하고 있다. 중국에서 3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선전항을 보유한 광둥(廣東)성 선전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14일 주민들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전격 봉쇄했다.

자동차업계도 불똥이 떨어졌다. 현대자동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중국 협력업체는 최근 생산을 멈췄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주요 차종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의 인기 SUV 생산라인인 울산2공장의 경우 당장 이번 주부터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의 각종 전자·전기 장치를 연결해주는 배선 뭉치로 인체의 혈관에 비유될 정도로 중요한 부품이다.

현대차는 이미 부품 수급 등을 이유로 러시아 공장 가동을 3월 말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기간을 줄여 살피던 생산 계획을 이제는 매일 확인하고 수정할 정도로 부품 수급이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등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 업체들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정민·황혜진·김만용 기자
이정민
황혜진
김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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