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수 이야기 : 영, 무한, 공포의 13
알브레히트 보이텔슈파허 지음 │ 전대호 옮김 │ 해리북스


1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2의 뜻과 3의 의미가 궁금한 적은 없었는지.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가 수를 존재와 세계 운행의 바탕이라 했듯이 우리의 세계는 수의 세계다. 물리와 우주의 법칙은 숫자 없이 설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로서의 수가 아니라 개별 숫자에 대해 물은 적은 많지 않다. 알브레히트 보이텔슈파허 독일 기센대 이산수학과 명예교수는 이 같은 개별 숫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모든 수가 제각각 특별하고 고유한 특징이 있다고 한다. 수학적 속성뿐 아니라 인간의 역사·문화와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다.

저자의 숫자 이야기는 1에서 시작한다. 수의 세계에서 1은 첫 번째 수이자 유일한 수다. 모든 수는 1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5는 1이 5개, 1조는 1이 1조 개 모인 합이다. 어떤 수를 반복적으로 더해 모든 자연수를 만들 수 있는 건 1밖에 없다. 2는 인간의 오른발 왼발, 위아래, 앞뒤에 대한 무의식적 인식 끝에 만들어졌다. 2로 인해 인간은 자신을 세계와 분리, 구분할 수 있게 됐고 구별과 대립이 가능해졌다. 낮과 밤, 플러스와 마이너스, 선과 악, 남자와 여자, 삶과 죽음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3은 무엇인가. 인류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전체다. 한 명은 단독자, 둘은 대립· 상보 관계라면 셋은 균형 잡힌 집단이다.

저자는 숫자 이야기를 이어간다. 23은 생일 역설의 숫자다. 사람들이 모였을 때 생일이 같은 날인 사람들이 나올 수는 23명이기 때문이다. 42는 달에 도달하는 수다. 종이를 한 번 접으면 2장, 네 번 접으면 16장이 포개지고, 열 번 접으면 1024장이 포개진다. 그렇게 42번을 접으면, 포개진 종잇장의 개수는 4조3980억4651만1104장. 종이 한 장 두께를 약 0.1㎜로 잡을 때, 총 두께는 약 43만9804㎞다. 따라서 종이를 42번 접으면 달에 도달할 수 있다.

숫자는 3만 년 전 실용적 이유로 등장한 뒤 인류에게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선사했다. 수는 옳고 그름을 가능하게 하는 정답이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수의 등장으로 인류는 질적이고 주관적인 추정의 세계에서 객관적인 확인의 세계로 건너갔다. 수를 쓰면 질문에 객관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 맞선 두 사람의 지위, 권력, 명성에 휘둘림 없이 말이다. 매우 혁명적인 도약이다. 저자는 1에서 시작해 무한대 ∞까지 39개 숫자를 통해 세계와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와 본질을 들려준다. 수에 대한 아름다운 믿음의 토대 위에 인류 역사, 문화를 가로지른다. 그래서 책은 수학교양서지만 재미있는 역사책이고 문명사며 때론 깊은 철학책인 동시에 흥미로운 에세이다. 256쪽. 1만4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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