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사장이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의 골프연습장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김봉준 사장 제공
김봉준 사장이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의 골프연습장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김봉준 사장 제공
■ 우리 직장 高手 - 김봉준 스포츠투아이 사업부문 사장

송경서 JTBC골프 해설위원
조현·인현배 레슨프로 도움
동생들이지만 깍듯하게 모셔

“나이들어 달라지는 몸 맞춰
골프를 즐기는 방법 찾아야”


성남 = 오해원 기자

‘그분이 오신 날’이라는 표현이 있다. 골프에선 드라이버를 휘두를 때마다 멀리, 정확하게 날아가고 퍼팅을 할 때마다 거리에 관계없이 공이 홀에 쏙쏙 빨려 들어가는 걸 의미할 터. 라운드할 때마다 그분이 오신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하지만 순수아마추어에게 그분은 냉정하다.

스포츠, 골프에서 기복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김봉준(54) 스포츠투아이 사업부문 사장은 심한 편. ‘지킬앤드하이드’로 불릴 정도다. 지난해 봄 제주 오라CC에서는 라이프 베스트(80타)를 작성했고, 여름까지 안정적으로 80대 초반의 스코어를 적었다. 그런데 가을로 들어서면서 오락가락하는 날이 이어졌다. 80대는 사라졌고, 90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들쭉날쭉했으며, 심지어 100을 넘길 때도 있었다. 지난 16일 만난 김 사장은 “손목을 과도하게 쓰는 스윙 습관을 고치면서 80대 초반에 진입했는데, 기분에 취했던지 다시 손목을 심하게 쓰게 됐고 팔꿈치마저 탈이 났다”고 설명했다.

구력 9년 차. 하지만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탓에 제자리걸음이라는 속앓이를 하고 있는 김 사장을 위해 아우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조현, 인현배 레슨프로와 송경서 JTBC골프 해설위원. 김 사장은 “동생들이지만 골프를 할 때만큼은 깍듯하게 스승으로 모신다”면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소문난 프로페셔널이라 웬만한 일반인은 이분들에게 레슨받기가 어렵기에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동생이자 스승들로부터 틈틈이 조언,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면서 “요즘엔 특히 기복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키 177㎝, 몸무게 99㎏의 당당한 체구를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비거리가 줄었지만 지금도 드라이버로 평균 240m를 보내 장타자로 분류된다. 한때는 260∼270m를 보내 동반자들의 기를 죽이곤 했다. 김 사장은 “줄어든 비거리는 어떻게든 만회할 수 있다”면서 “달라지는 몸, 체력에 맞추는 것도 골프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큰 덩치에 사교성이 좋아 김 사장은 씨름인들과 가깝게 지낸다. 씨름 선수 출신들과 동반할 때면 4인이 아닌 3인으로 구성한다. 다들 우람한 체형이어서 카트가 버티지 못해 1명을 제외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씨름 선수 출신은 힘이 뛰어나 비거리가 어마어마하다”면서 “그런데 씨름 기술이 잡아당기는 게 기본이라서 그런지 씨름 선수 출신들의 타구는 방향성에 문제가 있다”고 귀띔했다. 김 사장은 “씨름인들은 벙커를 무서워하거나 귀찮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익숙한 모래판이라 그런지 벙커에서도 공을 기가 막히게 처리하는데, 그때마다 ‘자기 무대라는 게 정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아이는 스포츠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업체. 한국프로야구(KBO), 한국농구연맹(KBL)의 공식기록업체다. 김 사장은 이제 골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협업하는 미국의 스포츠데이터업체인 샷링크가 롤모델. 김 사장은 “우리나라의 골프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아직 기초적인 수준”이라면서 “단계적으로 골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선수뿐 아니라 순수아마추어 골퍼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근거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아직 홀인원을 경험하지 못했다. 통계에 따르면 홀인원의 확률은 선수 2500분의 1, 순수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 1. 물론 통계가 다 들어맞는 건 아니다. 한평생 매일같이 골프를 하더라도 홀인원과 인연을 맺지 못할 수도 있고, 입문하자마자 얼떨결에 홀인원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 데이터, 통계 전문가인 김 사장은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노력이고 데이터와 통계는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보는 예측의 영역에 해당한다”면서 “언젠간 홀인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지금은 단점을 고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이언샷의 밸런스가 점점 향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제 웬만한 파3에서는 홀을 조준해 치면 가까이 공을 보낼 수 있어 생애 첫 번째 홀인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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