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노믹스’ 원점서 리셋하라 - ② 재정 건전성 회복 시급

文정부 5년 나라살림 급속악화
관리재정수지 누적 적자 400조
코로나·러 전쟁 등 리스크 고조
재정만능주의 신속히 벗어나야
尹, 공약 거품 빼내는 조정 필수


윤석열 정부가 ‘재정 개혁’ 시험대에 섰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채무와 국가채무비율 모두 기록적으로 급상승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통합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까지 더해지며, 위기 시 ‘버팀목’으로 작용할 재정을 보다 효율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8일 통화에서 “통상 정부의 경제 정책을 보면 재정을 투입한 이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없다”며 “세출 합리화 등 재정을 투입한 이후 이를 회복하고 국가 살림을 어떻게 정상으로 돌릴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5년 단임제 한계로 재정 투입에 힘쓰는 단기적 대응에 치중된 측면이 있다”면서 “차기 정부는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짜서 종합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나라살림은 빠르게 악화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초 16조9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로 올해 관리재정수지는 1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중앙정부 순수입에서 순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다시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수치로 실질적인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5년간 관리재정수지 누적 적자는 400조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129조8000억 원), 이명박 정부(98조8000억 원)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예정처의 ‘중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중인 2025년에 61.0%를 기록해 처음으로 60% 벽을 돌파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36.0%였던 국가채무비율이 2배 가까이로 폭증하게 되는 셈이다.

국내 재정이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대외 리스크는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거시경제 여건 전반이 악화일로다. 전쟁 리스크로 국내 달러 유출이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예정처는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GDP는 0.2%포인트, 경상수지는 20억 달러 줄어들고,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의 증가와 소득 양극화 심화,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물가 급등 등 갖가지 악재들이 쌓이고 있는 대내 여건도 역시 좋지 않다.

이에 따라 다음에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재정만능주의·재정중독증에서 벗어나 재정 운용의 원칙을 확립하고 재정 관리에 유념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후보 시절 내걸었던 공약을 추진에 앞서 재정 소요액 등을 필수적으로 사전에 계산하는 한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재정준칙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윤 당선인이 밝힌 50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면밀한 재정 리스크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 필요한 곳에 재정을 집중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사업인 한국판 뉴딜 예산삭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민간 주도 양질의 일자리 정책을 공약한 이상 현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정우·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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