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내우외환 위기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자국 내에서 물가 폭등과 생필품 공황 구매(Panic buying)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전장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하며 군 사상자가 전체 병력의 1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외신들은 이 정도 피해 규모라면 군 사기가 땅에 떨어져 사실상 전투가 불가능한 상태로 평가했다.
다만 서방의 러시아 채권자들이 17일 전날 만기 된 국채 이자를 달러로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나 일단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는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이자를 계속 막아야 하는 처지가 돼 디폴트 불안은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스푸크니트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대통령은 이날 크름(크림)반도 합병 8주년을 하루 앞두고 크름공화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열린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의) 새로운 현실은 러시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당국의 목표는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목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러시아 경제는 아수라장 수준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외국 브랜드 신차 가격은 지난주 2월보다 16% 올랐으며 텔레비전은 20%, 스마트폰 가격은 12% 상승했다. 설탕, 바나나 등 식품 가격은 15% 이상 올랐다. 지난해 12월 올해 러시아 경제의 2.7% 성장을 예상했던 독일 신용평가사 스코프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을 바꿨다.
전선에서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 3주 만에 러시아군에 7000명 이상의 전사자가 나온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도 1만4000명~2만1000명에 달해 전체 사상자는 침공 병력 15만 명의 10%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NYT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사상률이 10%를 넘어설 경우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사실상 전투 임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러시아가 달러화로 지급한 국채 이자 1억1700만 달러(약 1415억 원)를 일부 채권자가 수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