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가서 잇따라 연설하지만
비행금지구역 요청은 외면당해

우크라 주변국 난민수용에 한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 국가 의회에서 잇따라 연설하며 지원을 촉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는 우크라이나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미국과 유럽 등은 모두 선을 그으면서 무력한 모습이다. 러시아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체코와 이스라엘 등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수용이 더 이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는 등 난민 문제도 악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과 캐나다, 미국에 이어 17일 독일 연방하원에서 연설했으며 오는 22일에는 이탈리아 의회 화상 연설에 나선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구에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은 “그럴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연방하원 연설에서 “서방과 우크라이나 사이 장벽이 있는 것 같다”며 “장벽을 허물고 우리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군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는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선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바라바쇼바 시장을 포격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인근 주택으로까지 화재가 번지고 있다. 하르키우 외곽의 메레파 마을에선 학교와 문화센터 포격으로 최소 23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에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미국인 한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망한 남성의 이름은 제임스 휘트니 힐이며, 러시아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 포격에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힐은 페이스북에 “매일 사람들은 도망치려다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밤이면 폭탄이 떨어진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란민이 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주변 국가들도 점차 난민 수용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난민 수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크고 큰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토머 모스코위츠 인구이민청장은 이날 “끔찍한 일은 항상 일어나는데 우리가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가, 우크라이나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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