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스무 살 때 대학교 학과 동기로 만났어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는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고 단 한 수업도 빼놓지 않고 남편을 마주쳤어요. 시간표가 완전히 같았기 때문이죠. 공강 시간까지 같았던 남편과 저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봄날 캠퍼스에서 꽃 구경을 하고, 옷 쇼핑을 갔죠. 그러다 서로 호감이 생기기 시작한 거 같아요. 하지만 사귀지는 않고 썸만 탔어요. 다른 동기들과 함께 있을 때는 서로를 친구로만 대했죠.
어느 날 다른 동기 한 명하고, 남편, 그리고 저까지 셋이 밥을 먹고 학교로 돌아가는데 그 동기가 “그냥 둘이 사귀어라!”라는 거예요. 저희 두 사람 모두 “아니야!”를 외쳤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언젠가는 사귀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1학년 여름쯤이었어요.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남편으로부터 제게 줄 것이 있다는 연락이 왔어요. 저는 학교에서 1시간 떨어진 곳에 살고, 남편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어요. 나름 남편을 배려하는 마음에 “지하철 개찰구에서 나오지 말고 줄 것만 주고 가”라고 했어요. 남편은 고백하러 온 건데 제 반응이 이래서 당황했답니다. 제가 좀 눈치가 없죠. 결국, 근처 공원 벤치에서 남편의 고백을 받아줬고, 기말고사 성적은…. 하하하.
그 후 10년 동안 애틋한 군화곰신 시절 등 많은 일이 있었어요. 남편 복학 후, 제가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위기도 있었어요. 취업 준비 중 짬 날 때 남편을 만나고 싶었던 저와 나름의 일정이 있었던 남편이 자꾸 부딪쳐 네 번이나 헤어졌었답니다. 가장 오래 헤어졌을 때가 6일입니다. 저희는 20대 중반쯤부터 “스물여덟 살쯤에는 결혼하자”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스물일곱 살에 프러포즈를 받았죠. 지난해 10월 결혼한 저희는 요즘 신혼집에서 남편이 하는 맛있는 요리를 잔뜩 먹고 있어요. 한 2년 뒤에는 아이를 갖고 싶어요. 나의 베스트 프렌드 남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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