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인수위와 대립

법조계 “지휘권 문제 일으키고
이제 와서 앞뒤 맞지 않는 주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법무부와 인수위 간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문재인 정부 들어 3차례나 발동(헌정 사상 총 4차례 발동)되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에서 이미 수사지휘권 발동과 편향된 검찰 인사로 검찰 중립성 논란을 빚은 박 장관의 주장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장관은 2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책임행정 원리에 입각해 있다”며 “아직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이러한 부분이 제도적으로 마련되고 검찰의 조직문화가 그에 맞춰 개선된다면 수사지휘권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견해는 대검찰청이 작성한 인수위 업무보고의 맥락과 상충한다. 앞서 대검은 윤 당선인의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찬성하는 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검찰이 ‘수사를 잘할 테니 지휘하지 마십시오’라는 입장을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라며 “어떻게 검찰의 공정성을 담보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내로남불식 해석’이라고 평가했다. 한 전직 차장검사는 “현 정부는 수사지휘권 문제가 불거진 이유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시킨 장본인이 바로 현 정부 법무부 장관들”이라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검찰 직접수사 확대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게 검찰을 위해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반대했다. 검찰에 독자적 예산편성권을 주는 윤 당선인 공약과 관련해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대검은 박 장관과 반대되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대검은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 내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검찰 예산을 법무부와 별도로 편성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검이 윤 당선인 공약에 공감하는 주장을 내놓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윤 당선인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장관이 검찰 개혁 완수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동조해 윤 당선인 측과 대립각을 계속 세울 경우,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수사지휘권 폐지 등을 둘러싼 신구 권력 간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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