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소재 파악 어려워…우크라이나 재입국은 어려울 것”… “행방 추적중”
무단출국 해병 카톡엔 “軍 부조리 당해, 극단선택할 바엔 여기서 싸우고 새삶 살겠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전하겠다며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된 뒤 폴란드 검문소에 신병이 인도됐던 해병대 병사가 23일 검문소를 이탈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4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해병 모 부대 소속 일병 A 씨는 현지시간으로 23일 새벽 폴란드 국경수비대 건물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A 씨가 현재 연락을 받지 않아 소재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폴란드 및 우크라이나 당국과 협력해 행방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미 한차례 우크라이나 입국을 거부당했기 때문에 재입국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A 씨의 행방을 계속 추적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A 씨는 전날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입국을 시도하던 중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된 뒤 폴란드 국경검문소에 머물고 있었다. 주폴란드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은 검문소 밖에서 A 씨를 넘겨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으나 A 씨는 지속해서 우크라이나 입국을 원하며 이들과 접촉을 거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해병대 병사는 최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군 생활 중 겪은 부조리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SBS는 해병 모 부대 소속 일병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남긴 채팅 내역을 보도했다. A 씨는 전날 오전 4시쯤 어두운 밤 도로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리며 “폴란드에서 국경도시 흐레벤느네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군대 갔다가 부조리란 부조리도 다 당해봤다”며 “(극단적 선택을 할 바에) 전쟁국가로 넘어가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죽든지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싸운 뒤 징역형을 받거나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받아 새 삶을 살아볼 계획”이라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군 당국은 A 씨가 무단 출국한 이유를 조사 중이다. A 씨는 휴가 중이던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출국했다. A 씨의 행위는 군무이탈(탈영)에 해당한다. 현역 군인이 휴가 기간 해외여행을 가려면 장성급 지휘관에게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A 씨는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출국했다.
하지만 A 씨에 대해 ‘여권법’ 위반 혐의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우크라이나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A 씨는 우크라이나 입국을 거절당했기 때문에 이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게 당국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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