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감안 500명 초청…청년·여성·보수·진보 고루 초대해 ‘통합’ 상징
경호에 유리하고 상징성 부각
의장대행진·축하공연 ‘유동적’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대통령 선서 헌법 69조에 규정
통합·공정·상식 내세운 尹정부
취임 슬로건 놓고 막판 고심중
尹, 박전대통령 대구사저 방문
취임식 참석 직접 요청 가능성
주요국서 축하사절도 방문할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은 오는 5월 10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개최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취임식은 대체로 수만 명이 운집한 대규모 행사로 열렸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통합을 상징하는 국민 500명 정도를 초청하는 등 규모가 축소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비록 행사 규모는 작으나, 통합·공정·상식을 화두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1. 취임식 언제 어디서 열리나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은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7명의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 줄곧 취임식은 모두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됐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만큼 취임식의 상징성을 부각할 수 있는 장소다. 1972년부터 노태우 전 대통령 이전까지는 취임식을 체육관에서 개최했다. 취임식 장소 선정은 대규모 인원 수용 가능 여부와 접근성, 우천 시 실내 사용 가능 여부 등의 조건을 다각적으로 검토했다. 국회의사당 앞마당은 최대 5만 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주변에 높은 빌딩들이 근접해 있지 않아 경호에도 유리하다. 우천시에는 국회 본관 중앙홀에 최대 4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 당선인 측은 서울광장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시민공원 등을 놓고 고민했으나 일반 시민들의 불편과 경호·경비 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제외됐다.
2. ‘대통령 선서’ 내용
취임식에선 통상 국민의례, 취임선서, 의장대 행진과 예포발사, 당선인 취임사, 축하공연 등이 진행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은 축하공연 뒤 박 대통령이 이임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악수한 뒤 환송하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다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진행된 19대 대통령 취임식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바로 시작됨에 따라 군악대·의장대 행진이나 예포발사, 축하공연 등 없이 취임 선서 위주로 치러졌다. 대통령 선서는 헌법 제69조에 규정돼 있다. 신임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맹세한다.
3. 참석 국민 500명 어떻게 선발하나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산하에 국민통합초청위원회를 두고 취임식에 참석할 국민을 선정한다. 국민통합초청위는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지역별, 계층별, 직업별, 세대별, 성별 구분 없이 ‘이야기’가 있는 국민을 찾아 취임식에 초대할 특별초청국민그룹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청년, 여성 인사와 보수 및 진보 인사도 고루 초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초청위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인선도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이뤄졌다.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예술의전당 사장 등을 지낸 김장실 전 의원이 맡았다.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행정과 실무의 전문가로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보여줄 국민초청 대상자 선정 작업에서 균형과 공정성의 기준으로 위원회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수위는 설명했다.
4. 취임식에 전직 대통령 누가 참석하나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최근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할지가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관례상 대통령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을 초청해 왔다. 윤 당선인은 지난 24일,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지와 관련해 “원래 전직 대통령을 다 모시게 돼 있다. 당연히”라며 초청 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측과 사전 일정 조율을 거쳐 내달 중 대구 사저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취임식 참석을 직접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초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수감 중인 이 전 대통령은 사면이 되지 않는다면 취임식 참석이 불가능하다.
5. 이번 취임식은 누가 준비하나
인수위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대통령취임준비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취임식 전반을 지휘하도록 했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부위원장을 맡았다. 인수위는 호남 출신인 박 위원장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활동한 우 부위원장을 함께 배치해 지역 화합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취임준비위 위원으론 김희곤·박수영·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임기철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이미현 전 국민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가 포함됐다. 윤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이도훈 전 제일기획 브랜드익스피리언스솔루션 본부장은 취임식 총감독을 맡았다. 홍익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 전 본부장은 2008년 이 전 대통령 취임식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기획한 공연기획 전문가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땐 드론으로 오륜기를 구현하고,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하늘에 펼쳐 호평을 받았다. 김수민 전 국민의당 의원은 취임식기획위원장으로 이 전 본부장을 지원한다.
6. 이번 취임식 콘셉트와 역대의 경우
이번 취임식 콘셉트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윤 당선인이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 국민통합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취임준비위 관계자는 “공정과 상식으로 할지 국민통합으로 할지 슬로건 등을 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키워드가 결정된 뒤 취임사와 취임식 행사 기획, 초청 명단 등이 일사천리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세대와 계층, 지역을 아우르는 한바탕 통합의 기치를 콘셉트로 내세워 치러졌다. 이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신(新) 발전체제를 중심으로 했고, ‘경제 대통령’ 메시지에 맞춰 사상 처음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참여정부’ 이름에 걸맞게 각계각층의 국민대표 50인을 초청해 진행됐다.
7. 취임사는 누가 어떻게 만드나
취임사는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총괄해 작성키로 했다. 이 교수는 김영삼 정부에서 정책 수석을 맡으면서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등 국가정보화 사업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통령직속기구인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취임사에서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비전, 목표를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또 공정과 상식의 회복, 국민통합 메시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사 필진으로는 당선인의 취임사에 반영할 정치, 외교 안보 및 북한 통일, 경제, 산업 및 과학기술과 교육, 사회노동복지, 문화예술 그리고 청년과 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정됐다. 유헌식 단국대 철학과 명예교수, 곽진영 건국대 행정대학원장, 류제승 전 국방부 정책실장,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고민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송경진 전 세계연구원장,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등이다.
8. 역대 취임식 메시지는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는 취임사는 ‘내로남불’이라는 평가와 함께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내내 회자됐다. 박 전 대통령은 ‘경제 민주화’를 취임사 전면에 앞세웠다. 그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좌절하게 하는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잘못된 관행을 고쳐서,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에 종사하든 간에 모두가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경제인 출신답게 실용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협력과 조화를 향한 실용정신으로 계층갈등을 녹이고 강경투쟁을 풀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동북아 시대와 평화,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극복,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주요 키워드였다.
9. 대통령 배우자는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취임식 참석 여부 질문에 “질문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며 “대통령의 부인은 참석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 설명대로 역대 대통령 배우자는 취임식에 참석해 국내외 귀빈을 맞았다. 다만 미혼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배우자 없이 취임식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26일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이후 공식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4일 대선 사전투표도 비공개로 혼자 했고, 당선이 확정된 10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로써 대통령 취임식은 김 여사의 첫 공식활동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 여사는 적극적인 대외활동보다 소외 계층 보듬기 등 조용한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선 “‘영부인’이라는 호칭보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표현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0. 외빈은 누가 올까
20대 대통령 취임식에는 주요국 축하 사절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에는 각국의 정상급, 장관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미국에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 일본에서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경축 사절 자격으로 참석했다. 중국은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방한했다. 쿠엔틴 브라이스 호주 총독,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응우옌 티 조안 베트남 부주석 등도 참석했다. 2008년 이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 빅토르 줍코프 러시아 총리가 방한해 취임을 축하했다. 5년 전 문 대통령 취임식에는 외빈을 초청하지 않았다.
손우성·윤명진·송정은 기자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