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동명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돼지의 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돼지의 왕’은 학교폭력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은 피해자가 15년 뒤 가해자를 향해 복수하는 과정을 담았다. 폭력의 근원을 좇고 폭력에 대응하는 인간의 민낯을 파헤친다.

연 감독은 탁재영 작가와 함께 29일 오전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원작은 한국 사회가 가진 비극적인 면을 보여주고자 생각하고 쓴 첫 장편 시나리오였다”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이등분돼 보이는 것 같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계급사회의 비극적인 면을 더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의 왕’을 폭력을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를 기분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피해자를 바라보며 이를 방관하던 아이들을 비롯해 아이들의 계급 갈등을 침묵하는 교사의 모습까지 담았다.

탁 작가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물리적 폭력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기도 했지만, 그 모습을 보는 같은 반 친구들, 선생님의 반응 등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연 감독이 연출한 원작 애니메이션의 팬이라고 밝힌 탁 작가는 “‘망작’(망한 작품)이라는 말만 듣지 말자는 마음으로 썼는데, 지금까지는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면서 “가해자들이 추억으로 가진 기억을 피해자들은 트라우마로 안고 있다는 점을 얘기해주고 싶었다. 원작의 메시지를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스릴러 장르를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돼지의 왕’은 드라마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살이 붙었다. 원작에는 없는 연쇄살인 시퀀스도 포함됐다. 연 감독은 “작품이 드라마화되려면 원작 이상의 강력한 장르가 더해지고, 획기적인 오리지널 스토리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그게 연쇄살인 복수극이 아니었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OTT 플랫폼으로 옮겨가며 폭력의 수위가 높아졌다. ‘19금’ 관람 등급을 붙이기는 했으나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적잖다.

이에 대해 연 감독은 “사적인 복수를 지지하거나 응원하는 작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드라마 초반부 가해자에 대한 복수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느끼게 했다면 중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은 복수의 정당성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시청자도 배신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느꼈던 카타르시스가 잘못됐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돼지의 왕’은 매주 금요일 티빙에서 2회차씩 공개된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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