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무총리는 일본·영국 등 의원내각제 국가의 총리와 연원이 다르다. 조선 시대 영의정이 갑오개혁 이후 총리대신으로 바뀐 데서 유래한다. 왕 또는 황제 아래 2인자였고, 지금은 행정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실상 부통령이다. 의전 서열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다음이고 심지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도 다투지만, 대통령 유고 때 권한대행은 총리가 맡게 된다.
이승만 정부의 초대 총리 이범석 이래 47명의 총리가 임명됐다. 그 가운데 임기 1년을 넘긴 총리가 20명 남짓이고, 2년 이상은 정일권·김종필·최규하·노신영·강영훈·고건·이한동·김황식·이낙연 9명뿐이다. 총리가 정치 상황과 여러 가지 목적에 따라 임명됐기 때문이다. 연임을 1명으로 치면 43명인데, 의외로 경제 관료 출신이 많았다. 이승만 정부에서 백두진·김현철은 총리와 재무장관을 겸임했고, 산업화를 목표로 했던 박정희 정부에서는 경제 부총리를 지낸 신현확·남덕우·신병현(대행)이 총리로 올라섰다. 노무현 정부의 한덕수도 경제부총리 출신이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제학자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발탁됐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총리대행을 했다. 경제부총리 가운데 이헌재는 2차례 총리 대행을 지냈고, 권오규·윤증현도 대행 경험이 있다. 총리는 대통령직과도 뗄 수 없는 자리다. 총리 가운데 허정·최규하·박충훈·고건·황교안이 대통령 유고나 탄핵 절차 등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가 된 총리 출신은 허정·변영태·김종필·이수성·이회창·이한동 등이다. 실제로 총리에서 대통령이 된 인물은 최규하인데,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후 권한대행을 하다가 간선제 대선에서 선출됐다.
윤석열 정부 첫 총리 인선 과정에서 경제 관료 출신과 정치인이 경쟁하고 있다. 경제 쪽에서는 이미 총리와 대행을 경험한 한덕수·윤증현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거론됐거나 거론 중이다. 박용만·진대제 등 기업인 등도 한때 물망에 올랐다. 한편으로는 정치인 출신도 경쟁 중이다. 김한길·박주선 전 의원, 김기현·권영세 의원 등이다. 누가 되든 개인적으론 영광이겠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를 상대하는 매우 어려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