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정치인이 법치 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을 겸직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몇 년 행태를 보면 ‘추미애·박범계 방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대선 기간에도 시정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 매우 중대하다. 재임 14개월 된 박 장관은 자격·자질 시비가 그치지 않았다. 취임 초 정치적 중립 유지를 훼손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더니, 검찰 수사 지휘와 인사에서 친여 성향을 드러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상설 특검의 직권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박 장관은 지난 30일 ‘법무부 장관 직권으로 상설특검을 가동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6일 전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및 이와 관련한 불법 대출, 부실 수사, 특혜 제공 등의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요구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대장동 특검’이라기보다 윤 당선인을 겨냥한 부분이 훨씬 많은 사실상의 ‘윤석열 특검법’이나 다름없다. 물론 국민의힘이 발의한 대장동 특검법안도 있다. 박 장관이 어떤 특검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언행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여당 법무장관’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가 동시에 발생했다. 지난 29일 박 장관은 훈장 수여식을 취소하고 자신의 지역구와 인접한 대전 컨벤션센터 2전시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훈장 수여 행사 취소는 이번이 4번째다. 더구나 법무부의 이날 보도 자료에는 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대전보호관찰소 등의 방문 일정만 적시돼 있었다.

현행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박 장관은 입맛에 맞는 특검 수사를 결단하고, 정권 취향에 맞는 특검을 임명할 수 있다. 물론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그런 부담을 감수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권 막판까지 계속되는 행패에 가까운 언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법무부 장관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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