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1호 삼표산업 두달째 수사
작업중지 늘며 시멘트 수급난
사망사고 警·노동청 이중수사
경영계 “처벌중심 법보완 시급”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두 달을 넘긴 가운데 수사 강도가 높아지고 작업 중지가 일상화, 장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산업계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과도하게 처벌에만 중점을 둬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게 산업계의 반응이다. 경영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법률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은 1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 시행(1월 27일) 직후 경기 양주시 채석장 붕괴 사고로 수사 대상인 된 삼표산업은 조만간 대표이사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소환될 예정이다. 근로자 집단 중독 사고가 발생한 두성산업은 대표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되기도 했다. 현대제철, 쌍용C&E 등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DL이앤씨, 동국제강 등도 사망 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수사권을 보유한 각 지방노동청은 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벌이 강하기 때문에 기업뿐 아니라 수사 당국의 부담도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은 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만 수사를 할 때보다 노동청도 신중하게 수사를 한다”며 “중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거 수집도 철저히 하고, 관련자도 더 많이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1호 수사 대상이었던 삼표산업은 사고 발생 두 달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작업 중지도 같이 길어지고, 산업계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시멘트 수급에 어려움이 생긴 가운데 쌍용C&E도 동해 공장 작업 중지로 수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삼표산업 채석장 작업 중지도 60일이 넘으면서 골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에는 작업 중지 기간이 한 달 정도였다”며 “수사와 작업 중지 장기화로 기업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망 사고 발생 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는 노동청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경찰에서 수사를 받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선 일단 사고가 터지면 대표이사 처벌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이 기간에 기업활동이 중단되면 관련 업계에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다”며 “특정 사고가 관련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영업정지에 유예기간을 두는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채·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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