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주총 화두 ‘주주가치 제고’

포스코, 배당금 두배 이상 늘려
SK, 매년 시총 1% 자사주 매입
카카오 대표 ‘최저임금’도 화제
개인투자 늘며 다양한 환원정책


올해 3월 막을 내린 주주총회 시즌을 결산한 결과, 예년과 달라진 최대 화두는 단연 주주가치 제고로 집약됐다. 개인 자산 중 주식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한국의 주주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직군을 막론하고 올해 주총에서는 주가 부양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제시됐다.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전통적 방식에 이어 특정 주가 도달 시까지 CEO 최저임금 수령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이제 한국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3월 주총에서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한 대표적인 기업은 카카오와 셀트리온이다. 새로 취임한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했다. 현재 카카오 주가는 10만 원대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주가가 주당 20만 원 선을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겠다”고 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지난 3월 25일 주총에서 주주들의 요구를 받고 최저임금 수령 행렬에 동참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 증액도 계속됐다. 포스코는 올해 주당 1만70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8000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린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연간 9조8000억 원의 배당 정책을 이번 주총에서 확정했다. LG전자는 결산 배당을 주당 100원 올렸고, 배당금 총액은 13.2% 늘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1145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배당금은 31조8867억 원으로 2020년 1201개 기업의 22조8669억 원보다 39.4%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주가 상승으로 20조 원 규모의 특별 배당을 지급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 정책을 밝힌 기업도 여럿 나왔다. SK㈜는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고, 자사주 소각도 주주 환원의 한 옵션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흔히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됐던 물적 분할 이후 상장도 모회사 주주들의 반발로 인해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지주회사를 설립한 포스코는 자회사 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도 2025년 이후 상장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부담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도 없게 커진 것은 주식 소유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618만 명(법인 포함)이었던 주식 소유자는 지난해 1384만 명까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사이 주식 소유자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저금리 등으로 개인이 자산을 예금에서 주식으로 빠르게 전환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병채·곽선미 기자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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