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수한(30)·오수연(여·29) 부부

저(수한)와 아내는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유학하면서 알게 됐어요. 2015년 가을, 저는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하얼빈으로 돌아가 이전부터 다녔던 교회에 인사를 드렸죠. 그날, 아내를 처음 봤어요. 노란 머리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은 편안한 복장이었습니다. 첫눈에 호감이 가더라고요.

그 이후 둘이서 만날 기회를 노렸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교회 오빠와 동생 사이로 얼굴만 익히고 지냈죠. 얼마 후, 저는 연말을 앞두고 한 베트남 여학생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어요. 크리스마스날 하얼빈의 핫플레이스에 함께 가기로 했죠. 그런데 당일, 수연이 남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누나가 혼자 있게 됐는데, 혹시 와줄 수 있어요?”

선약을 취소하고 바로 아내가 있는 곳에 갔습니다. 둘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셨죠. 전 너무 어색했던 나머지 횡설수설했는데, 그게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헤어지기 전, 제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당황스러워하더라고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간절한 기다림 끝에 저희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이 됐습니다.

그 후 5년을 연애했습니다. 아내는 긴 시간 동안 한결같은 제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대요. 그래서 먼저 결혼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당시 저는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라 걱정됐지만, 결국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 결혼식을 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그리고 연애 때부터 ‘둘만 좋은 커플 말고, 우리 주변과 함께 행복한 커플이 되자’고 늘 이야기했는데요. 그러기 위해 몇 해 전부터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사랑을 나누면서 아기자기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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