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화 예방 치료제 보급 실패
사망 절반이 최근 5주간 나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여파로 6일 하루 사망자 수가 300명대 후반으로 다시 치솟은 가운데, 누적 사망자만 1만8000명을 넘어서면서 ‘K-방역’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거론하면서도 정작 전제조건인 치료제 보급과 의료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않아 사망자를 양산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사망자는 전날보다 162명 늘어난 371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1만8033명이며 치명률은 0.12%다. 이 중 0∼9세 1명이 포함돼 해당 연령대 누적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셌던 최근 5주간(2월 27일∼4월 2일) 사망자는 9034명을 기록해 누적 사망자 중 절반가량이 이 기간에 나왔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는 20만 명 대로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유행 기간에 사망자가 쏟아진 것은 정부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위중증화를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 보급에 실패했다는 점을 꼽았다. 증상 발현 5일 내에 먹어야 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처방이 까다롭고 물량도 부족해 투약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의료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위험군 확진자가 약 20%대지만 이 중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대상자는 20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고수하는 코로나19 응급 환자에 대한 ‘격리 치료’ 원칙이 위중한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유아나 기저질환자들이 재택 치료 중 상태가 악화돼도 응급실에 격리병상이 없으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위중증으로 이환되거나 병원 밖에서 숨지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치료제를 조기 투약할 수 있도록 보급해 주고, 대학병원의 대면 진료와 응급실 이용 허용 등 현실에 맞게 의료체계를 재정비해 줬다면 현재 0.1% 치명률을 0.01%까지 낮출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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