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한 일부 우크라人 “집으로”
르비우 국경넘는 절반 ‘귀환인’
하르키우 폐허속 결혼식 ‘눈길’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피란민 신세에 놓인 우크라이나인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체념한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란민으로서 삶을 사는 것보다 집에서 죽음의 위험에 직면하는 것이 더 낫다”며 이 같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사람이 돌아오는 사람의 10배 정도였지만, 현재 서부 도시 르비우 등을 통해 국경을 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귀환자들이다. 지난 2월 말 개전 이후 400만 명 이상이 우크라이나를 떠났지만, 700만 명은 집은 떠났지만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증거는 이날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BBC 방송에 따르면 키이우 교외 부차에 사는 볼로디미르 아브라모프(72)는 러시아군이 집에 쳐들어와 함께 사는 사위 올레그(40)를 마당에서 총살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며 “차라리 그들이 나를 죽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울부짖었다. 우크라이나 보로?카에서 민간인 시신 수습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헤나디 아브라멘코(45)는 한 시간 동안 포탄에 맞은 검게 그을린 시신과 자전거를 타다 총에 맞은 노인의 시신 2구를 수습했다며 “이유 없이 총에 맞아 숨진 무고한 민간인들”이라고 분개했다.

하지만 전화 속에서도 삶은 이어지고 있다. BBC는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의 폭격 잔해 속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이야기를 전했다. 러시아군의 잦은 공습으로 생활 기반이 무너진 하르키우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약품을 배포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아나스타샤와 안톤은 하르키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한 지인은 “안톤과 아나스타샤는 당장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 없지만, 전쟁이 끝나면 해변과 야자수가 있는 곳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꿈을 꾼다”면서 “그 전에 승리해야 할 전쟁이 있지만 이들의 결혼식에는 추한 상황 속 희망과 아름다움, 사랑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선영·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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