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 북한 김여정이 5일 담화를 통해 협박한 발언이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각종 신병기와 함께 재앙이 돼서 돌아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의 굴종 외교가 초래한 재앙이다. 남북관계는 선의로 되는 관계가 아님을 일깨운다.

상황이 이렇게 엄중한 만큼 차기 정부는, 전임 정부들의 국방 개혁 실패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들어서는 정부마다 위원회를 설치해 거창한 국방 개혁을 외쳤으나 성과는 미흡했다.

특히, 문 정부의 국방 개혁은 역대 최악이다. 북의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군대의 조기 구현을 ‘국방개혁 2.0’의 목표로 설정했으나, 북한 눈치를 보느라 국방장관 취임 1년이 지나서야 실천계획이 나왔다. 개혁 추동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나온 9·19 남북 군사합의는 개혁은커녕 군(軍)의 발목까지 잡았다. 전비 태세는 바닥이다. 국방개혁 2.0은, 계획단계부터 과도한 정치적 의도 개입, 야전 지휘관의 목소리를 외면한 청와대 중심의 폐쇄적인 정책 결정, 전례 없는 군 간 갈라치기, 군 병영 고유의 특성을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 ‘아마추어’들에 의한 군사기획 및 전력 건설로 참담한 실패를 맞았다. 북한 비핵화는 한 걸음도 못 나갔다.

그러니 문 정부 5년은 군의 전력을 퇴보시킨 시간이다. 중대한 정책적 과오는, 현실적 조치 없이 대규모 병력 감축으로 전력 공백의 구멍을 키운 것이다. 또, 무리한 병 복무 기간 단축은 최전선 야전부대조차 신병들이 중심이 되는 부대로 재편되도록 압박한다. 숙련도 높은 북한군은 20만 명의 특수작전부대에 핵무기까지 갖춘 120여만 명의 전력이다. 이제 그들은 서슴없이 전술핵 개발을 과시하는가 하면 각종 신병기에 의한 선제적 핵 공격 옵션도 시사한다.

그런데 우리 군은 첨단무기 확보의 지연, 낮은 수준의 병사 숙련도, 특정 군 배제와 기강 해이에 따른 사기 저하, 전투 수행 및 지속 능력의 문제 등 전비 태세의 총체적 부실에 직면했다. 대대장이 탈영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군의 현주소다. 미증유의 안보 위기 상황이다.

따라서 국방 개혁은, 한미동맹을 국가방위의 기본 축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자위력 강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북한에 핵 공갈 같은 어쭙잖은 도발을 주저하게 할 수 있는 힘 구축이 필요하다. 적 수뇌부를 포함, ‘전략적 중심’을 제압할 수 있는 ‘절대 억지(抑止·deterrence)’ 차원의 선제타격 능력 확보가 요구되는 이유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차기 정부의 국방 개혁 과제 5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방어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공세 전략 위주로 개념을 세우고 전술적 기반 전력보다는 치명적 전략무기 우선의 선택과 집중으로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 둘째, 적정 예산을 법적 제도화로 뒷받침해야 한다. 셋째, 국방 개혁을 기획하고 끌고 나갈 ‘이해 중립적’ 군사 기획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넷째,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끝으로, 윤석열 차기 정부는 무분별한 포퓰리즘 정책을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 임기 5년 동안 의무복무 기간을 21개월로 점차 늘려나갈 방안을 중요한 개혁 과제로 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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