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포커스
석유·구리·리튬 등 풍부하고
러·우크라 곡물 의존도 낮아
美 등‘親중남미 정책’쏟아내
끝나지 않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신음하고 있던 세계 경제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랙스완(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과 같은 충격을 가져다줬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집중 제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거세지면서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했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되레 기회가 되고 있는 지역이 있다. 석유부터 구리, 리튬 등 원자재까지 온갖 자원이 풍부한 중남미다.
지난 3월 30일 컬럼비아대 국제에너지정책센터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전문가들은 “시중에 러시아산 석유가 부족해지면서 단기적으로 다른 지역에서의 생산 증가가 요구되고 있으며, 중남미는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도 “올해 1월 1일∼3월 9일 사이 브라질·칠레·콜롬비아·멕시코·페루 주식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가치가 16% 이상 올랐다”는 사실을 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의존도마저 낮은 중남미 지역이 여타 신흥 시장과 달리 경제적 타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남미에는 전 세계 인구의 8.4%(6억5200만 명), 국내총생산(GDP)의 7.3%(9조5900억 달러·구매력 기준)가 분포해 있다. 자원 부국이라는 점을 떼놓고 봐도 그 자체로 유망한 시장이란 얘기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50년이면 브라질과 멕시코가 세계 경제 순위 5위, 7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수는 233개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5144개)의 23분의 1 정도에 그친다. 교역액 규모도 아세안(1766억 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역대 한국 정부가 신흥 시장 진출을 목표로 펼쳐 온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들을 보면 중남미 지역에 대해선 말 그대로 ‘정책 공백’ 상태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이미 중남미의 외교적·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며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의 노골적 반(反)이민 정책에서 선회해 이민자 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필두로 이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투자 계획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최소 19개 중남미 국가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중국은 최근의 니카라과를 포함, 더 많은 국가를 대만과 단교시키기 위해 중남미 지역과의 교역량을 2002년(180억 달러) 대비 17배가량(3160억 달러·2019년 기준)으로 늘리고 대규모 차관을 제공해 왔다. 중남미 국가와 길게는 127년(브라질)의 수교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도 2018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 주도로 경제·가치·민간 교류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훈토스(Juntos·스페인어로 ‘함께’) 이니셔티브’를 발표했고, EU 역시 중국 등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2021∼2027년 34억 유로 규모의 최대 ODA를 공약하는 등 중남미의 ‘피벗 투 유럽(Pivot to Europe)’을 유도하고 나섰다.
올해 칠레·콜롬비아 등 중남미 15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는 한국은 미·중 경쟁 논리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적합한 협력 대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경제안보 시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한 상황에서, 천연가스·철광석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중남미는 제2의 요소수 대란을 예방한다는 관점에서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석유·구리·리튬 등 풍부하고
러·우크라 곡물 의존도 낮아
美 등‘親중남미 정책’쏟아내
끝나지 않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신음하고 있던 세계 경제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랙스완(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과 같은 충격을 가져다줬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집중 제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거세지면서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했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되레 기회가 되고 있는 지역이 있다. 석유부터 구리, 리튬 등 원자재까지 온갖 자원이 풍부한 중남미다.
지난 3월 30일 컬럼비아대 국제에너지정책센터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전문가들은 “시중에 러시아산 석유가 부족해지면서 단기적으로 다른 지역에서의 생산 증가가 요구되고 있으며, 중남미는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도 “올해 1월 1일∼3월 9일 사이 브라질·칠레·콜롬비아·멕시코·페루 주식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가치가 16% 이상 올랐다”는 사실을 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의존도마저 낮은 중남미 지역이 여타 신흥 시장과 달리 경제적 타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남미에는 전 세계 인구의 8.4%(6억5200만 명), 국내총생산(GDP)의 7.3%(9조5900억 달러·구매력 기준)가 분포해 있다. 자원 부국이라는 점을 떼놓고 봐도 그 자체로 유망한 시장이란 얘기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50년이면 브라질과 멕시코가 세계 경제 순위 5위, 7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수는 233개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5144개)의 23분의 1 정도에 그친다. 교역액 규모도 아세안(1766억 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역대 한국 정부가 신흥 시장 진출을 목표로 펼쳐 온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들을 보면 중남미 지역에 대해선 말 그대로 ‘정책 공백’ 상태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이미 중남미의 외교적·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며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의 노골적 반(反)이민 정책에서 선회해 이민자 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필두로 이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투자 계획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최소 19개 중남미 국가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중국은 최근의 니카라과를 포함, 더 많은 국가를 대만과 단교시키기 위해 중남미 지역과의 교역량을 2002년(180억 달러) 대비 17배가량(3160억 달러·2019년 기준)으로 늘리고 대규모 차관을 제공해 왔다. 중남미 국가와 길게는 127년(브라질)의 수교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도 2018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 주도로 경제·가치·민간 교류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훈토스(Juntos·스페인어로 ‘함께’) 이니셔티브’를 발표했고, EU 역시 중국 등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2021∼2027년 34억 유로 규모의 최대 ODA를 공약하는 등 중남미의 ‘피벗 투 유럽(Pivot to Europe)’을 유도하고 나섰다.
올해 칠레·콜롬비아 등 중남미 15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는 한국은 미·중 경쟁 논리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적합한 협력 대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경제안보 시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한 상황에서, 천연가스·철광석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중남미는 제2의 요소수 대란을 예방한다는 관점에서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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