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오는 5월 양적 긴축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동시에 시행하는 ‘쌍끌이 공격 긴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전례 없이 빠른 긴축 속도가 미 경제의 경착륙을 야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Fed가 공격 긴축에 나서는 이유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상치 않은 수준까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9% 급등해 40년 만의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6.4% 뛰어 목표치(2%)를 3배 이상으로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염려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Fed 인사들의 강경 긴축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6월까지 FOMC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 몹시 우려하고 있다”면서 “관대한 재정정책, 공급망 교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물가상승률을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게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슈퍼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불리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 지명자조차도 전날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가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매파적 발언을 했다.
3월 FOMC 의사록에 담긴 발언들도 강경하다. 다수의 참가자는 “이르면 5월 (FOMC) 회의가 끝난 후에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과정을 시작할 좋은 위치에 있다”는 데 동의했으며, “월 상한선을 미 국채 600억 달러(약 73조1700억 원), 주택저당증권 350억 달러로 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950억 달러 규모로, 2017∼2019년 당시 이뤄졌던 월 양적 긴축 최고액 500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더불어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향후 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유례없이 빠른 긴축 속도에 경착륙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 그룹 롬바르드 오디에의 샤미 차르 수석경제학자는 “Fed가 매일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면서 “Fed가 연착륙을 설계할 수는 있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기적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도이치뱅크는 빠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이 내년 말부터 2024년 초까지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