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인생 도전 전문대 신입생들

‘심장병 아들을 돌보기 위해 전문대에 들어간 엄마….’

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제주한라대 간호학과 22학번 천새롬(29) 씨의 아들은 심장 이상으로 태어나자마자 입원을 했다. 8차례 이상 큰 수술을 받고 현재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천 씨는 처음에 병원 의료진의 의학적인 설명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이의 치료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 의학 논문을 직접 찾아 읽고 또 읽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병간호를 넘어 엄마 스스로가 의료진이 돼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는 “엄마로서 아이를 좀 더 전문적으로 돌보고 싶단 마음이 컸다”면서 “다행히 아이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니 아이를 위해, 또 저의 새로운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대 입학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신입생이 많아지고 있다. 청암대 웹툰콘텐츠과에 입학한 윤수진(50) 씨는 최근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웹툰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교 행정실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던 그는 지난해 슬하의 자녀가 취업한 후 더 늦기 전에 전문대 입학에 성공했다. 윤 씨는 “만학도로 입학했지만, 웹툰작가가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대 실속학과에서 전문직업인의 꿈을 키우는 가족들도 늘고 있다. 계명문화대 산업디자인과에는 신미나·신유나(23) 쌍둥이 자매가 입학했다. 특히 이 두 학생의 친언니 신하나 씨도 올해 2월 계명문화대 호텔항공외식관광학부를 졸업해 ‘세 자매 동문’이 탄생했다. 평소 인테리어와 소품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 분야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싶어 했던 자매는 친언니의 권유로 전문대에 입학하게 됐다. 신미나 씨는 “실습 위주의 특성화 교육과정을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있다”며 “가족 구성원들이 수험생들에게 사회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실용적인 전공을 가진 전문대학 진학에 격려를 해줬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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