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에 2억9000만원 증액 요구
사업 개요없는 쪽지예산 난무
공무원 태도 빌미 심의 ‘올스톱’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 중인 서울시의회가 전쟁이 한창인 러시아를 거쳐 유라시아를 대장정하는 예산을 요구했다. 정확한 사업 개요도 없이 한 줄짜리 설명으로 요구하는 ‘쪽지 예산’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의회는 임산부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급한 예산은 감액을 요구했다. 그 와중에 추경안 심의를 마무리 지어야 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공무원의 태도’를 문제 삼아 심의를 ‘올스톱’했다.

7일 서울시청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유라시아 횡단 베를린 대장정’ 사업을 위한 예산으로 2억9000만 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민간사절단이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 강릉 등을 거쳐 러시아 및 유라시아 28개국에서 도시 마케팅을 하는데 여기에 예산을 지원하자는 것. 이를 두고 시 안팎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벌인 전쟁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도시 마케팅을 벌이는 게 말이 되느냐. 게다가 서울시와 이 사업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선심성 예산 요구와 한 줄짜리 ‘쪽지 예산’도 쏟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예산이 확정되면 무조건 집행해야 하므로 예산 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와중에 예결위는 임산부 교통비 지원을 위한 예산 100억 원은 감액을 요구했다. 또 외발산 지하차도 보수를 위한 예산 18억5000만 원도 감액을 요구했다. 외발산 지하차도는 외벽 타일 탈락이 이미 시작돼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큰 곳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예산 심의마저도 현재 ‘올스톱’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 5일 예결위 회의에서 벌어진 설전 때문이다. 당시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에게 서울형 교육플랫폼(서울런) 구축과 관련해 “내정된 곳(업체)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국장이 “공무원을 모독하는 질문”이라고 맞받아치면서 갈등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결국 김 위원장은 “집행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기 전까지 계수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애초 예정됐던 8일 본회의서의 추경안 통과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추경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리거나 회기 연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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