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뒤편 왼쪽에서 여섯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날 오후에 열리는 의원총회의 의제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의결 강행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청법 폐지·특수청 설치… “형사사법 근간 흔들 입법인데 법제실 패스 이해하기 힘들어”
김오수, 박범계 법무장관 만나 與에 법안 반대의사 전달 요청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들이 국회 법제실 검토를 통한 법안 심사 과정도 생략된 채 졸속·부실하게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70년 형사사법 체계의 근거를 흔드는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절차 없이 다음 달 초 새로운 정부 출범 전에 강행 처리하려는 것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 주요 법안은 검찰청법 폐지법률안·공소청법안(김용민 의원 대표 발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황운하 의원 대표 발의), 검찰청법 개정안·특별수사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수진 의원 대표 발의) 등 5개다. 모두 검찰의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6대 범죄 수사권을 박탈하고, 공소 제기·유지 임무만 부여했다.
법안 중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검찰청법 폐지안·공소청법안,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수청 설치안 · 검찰청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은 발의 당시 국회 법제실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 발의됐다. 법제실 검토는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통상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할 때 기존 법률과 충돌, 헌법 위배 여부를 심사받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다. 만약 검토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면 법제실은 해당 의원실에 법안 철회를 요청하기도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벌금 액수 수정 등 간단한 개정안은 법제실 검토를 생략할 수 있지만 검찰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사법 체계에 커다란 변화를 주는 법안이 법제실 검토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일하게 법제실 검토를 받은 황 의원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을 두고도 비판이 크다. 황 의원은 2021년 2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을 발의해 검찰 수사·기소를 분리하고 대안으로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해 소속 수사관들이 기존 검찰의 6대 범죄를 수사하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 검수완박이 본격 논의되자 황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해당 법안 중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쟁점이 많으니 연기한 뒤 검찰 수사·기소 분리부터 우선 추진하자고 요청했다.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시내 모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한시간 가량 만나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하는 검찰의 총의와 우려 사항을 여권에 전달해 법안심의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