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2일 용산구 이태원로를 가득 메운 이태원 지구촌 축제 인파. 코로나19로 2년간 열리지 못했던 축제는 오는 10월 15∼16일 재개될 예정이다.  용산구청 제공
2019년 10월 12일 용산구 이태원로를 가득 메운 이태원 지구촌 축제 인파. 코로나19로 2년간 열리지 못했던 축제는 오는 10월 15∼16일 재개될 예정이다. 용산구청 제공

■ 2024년까지 510억 투입 ‘역사문화르네상스특구’ 추진

용산공원 둘러싼 57만7866㎡
생산유발 효과 662억원 예상

역사박물관 개관 새‘명소’부상
중앙박물관 일대 특화 거리로
‘뮤지엄 시티’브랜드 구축 나서
역사해설사 등 일자리 창출도

“굴곡진 근현대사로 이국적 색채
역사·공간적 특성이 매력더해”


용산은 불과 수년 새 별천지로 변했다. 한강대로를 따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빌딩 숲을 보면 그렇다.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을 비롯해 외국대사관 50여 곳이 자리하며 다국적 주민이 다문화를 이루며 사는 ‘한국 속 작은 지구촌’이다. 축구장 420개 크기의 용산공원은 제1호 국가공원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만나 볼 수 있는 용산역사박물관. 지난 3월 24일 개관한 뒤 일주일 만에 하루 최대 600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이곳에서는 조선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지역의 역사를 관람하고 용산역에서 유라시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떠나는 가상체험을 할 수 있다. 용산구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용산만의 독특한 ‘역사·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문을 연 용산역사박물관 내부.
지난 3월 24일 문을 연 용산역사박물관 내부.

◇지역 경제 견인할 ‘용산역사문화르네상스특구’= 구는 용산역사박물관을 도심역사 거점으로 삼아 용산역사문화르네상스특구 추진에 2024년까지 사업비 510억 원을 투입한다. 용산역사문화르네상스특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중 하나다. 용산구 민선 7기 대표 공약사업으로 2019년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공청회를 거쳐 지난해 4월 특구로 지정됐다. 구는 ‘서울시 용산구 역사문화르네상스특구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 3월 운영위원회를 구성·개최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업 대상지는 한강로3가 65-154 외 181필지 57만7866.7㎡를 아우른다. 구 전체 면적의 33%가량으로 용산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주요 지역이 특구에 포함되는 셈이다. 사업 추진으로 예상되는 생산유발 효과는 662억 원, 소득유발 효과는 94억 원이다. 특화사업은 크게 4분야로 △도심역사 거점 구축 △삶 속에 스며드는 역사문화 △역사문화 일자리 발굴 △역사문화 콘텐츠 확장·연계다.

용산역사박물관 개관으로 도심역사 거점이 마련됐다. 이제 구는 용산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박물관 일대를 박물관 특화 거리로 조성하고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해 ‘뮤지엄 시티’(museum city) 브랜드 구축에 나선다. 삶 속에 스며드는 역사문화사업은 콘텐츠 발굴·기록·전파와 기관 육성을 통해 달성한다. 구비 2억 원을 투입한 미래문화자산 아카이브는 지난해 주민에게 공개를 마쳤다. 특구 사업 종료 후에도 역사문화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용산문화원 육성·지원은 계속된다. 구는 역사문화 전문 해설사 및 역사박물관 청년 인턴 양성, 한국전통 공예품 홍보·판매, 역사문화 중심 캠퍼스타운 사업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431개)를 창출할 방침이다.

역사문화 콘텐츠 확장·연계 사업에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 개최, 테마별 특화 거리 활성화, 용산 역사문화탐방 운영이 있다. 콘텐츠를 보고, 사고, 체험할 수 있는 테마 거리는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상권 매력 더하는 역사·문화 자산 = 테마별 특화 거리 활성화 대상 중 하나인 이태원관광특구는 1970년대 초반 121후송병원이 미8군 영내로 들어오면서 상권이 확대돼 1997년 서울시 최초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매년 10월 이태원관광특구 일대에서 열리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올림픽 범시민 참여 이태원 축제’가 열린 것에서 유래한 이태원 지구촌 축제는 매년 100만 명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발돋움했다. 구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방문객이 급감한 이태원 거리 부활을 위해 세계음식거리와 인근 베트남 퀴논길을 재정비하고 ‘이태원 스타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용산에는 해방촌, 열정도, 용리단길, 백빈건널목과 같이 예스러운 장소에 현대적인 요소가 융합·발전한 공간도 즐비하다. 해방촌은 1945년 8·15해방과 더불어 해외에서 돌아온 동포들과 월남한 동포들이 임시 거주처를 마련하고 살던 노후주택 밀집 지역으로,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이색적인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서고 있다. 원효로 옛 인쇄소 골목 인근 열정도, 남영동 옛 대공분소 인근 먹자골목, 국방부 인근 용리단길도 막강한 자본과 최첨단 기술로 구현하기 힘든 고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용산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백빈건널목. 조선 시대 궁에서 퇴직한 백씨 성(姓)을 가진 빈(嬪)이 근방에 살면서 이 길로 행차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은 온통 늘씬하고 길쭉한 건물들이 이룬 빌딩 숲에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기찻길이 자리하고 있다. 이 풍경을 포착하기 위해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는 동호인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외국군 주둔지라는 특수성에서 파생된 이국적인 색채, 굴곡진 근현대사를 겪으며 남겨진 지역의 역사성·공간적 특성은 용산에 매력을 더한다”며 “역사, 문화가 먹을 것이 되겠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반드시 된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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