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와 한 방… 25명씩 수용
조리도구조차 없는 곳도 태반
“정부 TF는 왜 만들었나” 분통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 A 씨는 18일 시 당국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시설 격리를 들어가야 하니 준비를 하라는 것. 지난 5일 양성 소견을 받고 집에 격리됐던 A 씨는 15일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고, 16일 한 차례 더 받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결과 통보도 받기 전에 이동 명령을 받은 A 씨는 항의했지만, 결국 반강제적으로 학교를 개조해 마련된 한 격리시설(사진)에 수용됐다. 격리시설은 25명이 한 방에서 지내야 하며,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무작위로 섞여 있었다. A 씨는 “48시간 동안 격리돼야 하는데, 이런 환경에선 재감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차별적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A 씨처럼 상하이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업무 중단은 물론, 봉쇄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인해 식량·식수난까지 겪고 있는 것. 이 과정에서 총영사관의 부실한 대응에 대한 불만도 폭등하고 있다.

A 씨는 “주상하이 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고 교민들 편의를 돕겠다는 정부와 총영사관이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0년 넘게 중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교민 B 씨도 “중국 당국이 공급하는 비상 물품은 대부분 식재료인데 유학생이나 단독 부임자의 경우 집에 조리도구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봉쇄로 격리된 한 교민이 장염 등을 호소하면서 고통받기도 했는데 총영사관은 전혀 대응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영사관 측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당장 진전을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원활한 지원을 위해 긴급 물류 통행증 발급을 받은 차량 확보에 나선 상태로,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 씨는 “어려우면 도움을 줄 테니 연락하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연락도 잘 안 되고 해결되는 문제도 없다”며 “교민이 사망한 뒤에야 도움을 주겠다고 찾아올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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