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이 잇따라 ‘아빠 찬스’ ‘사외이사’ ‘위장전입’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부실 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수위 차원의 검증에 한계가 있지만 기초적인 자료로 불거지는 의혹조차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수위는 우선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끝난 뒤 임명 또는 지명 철회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으로, 각 후보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이 응시해 합격한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대구시 공식 요청이 있은 지 18일 만에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데 미리 준비라도 한 듯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 딸·아들이 응시했던 2017·2018년 경북대 의대 편입학 전형에서 정 후보자 경북대 의대 1년 선배인 A 교수가 심사위원장을 맡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딸은 이 후보자가 옛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국회의원실 인턴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나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자는 자녀를 강남 8학군에 진학시키기 위해 위장 전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처가 땅을 통해 5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다른 후보자들도 과거 행적을 둘러싸고 자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위가 병역, 주민등록 초본, 경력 등을 통해 드러나는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다 해명됐는지, 법적·도덕적 문제는 없는지를 따져서 그때 지명철회를 하거나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을 모든 후보자에게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하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인사청문회에 들어갈 때는 지금 제기된 의혹은 가지고 들어가지 않도록 하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도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 검증팀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제는 언론과 인사청문회가 검증을 해야 하는 단계기 때문에 각 후보자가 본인이 왜 그런 지적을 받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정 후보자는 앞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날도 입장문을 통해 “수일 내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아들 병역 검사를 다시 받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검사를 받을 때는 과거의 MRI(자기공명영상촬영) 영상과 진료기록 등도 함께 가지고 갈 것”이라며 “검사를 받고 나면 진단서 등 결과를 공개하겠다. 국회가 의료기관을 지정해준다면 다시 한 번 검증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