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삼·홍익지구대 가보니…
거리두기 해제 뒤 신고 급증
警 “둘폭둘폭” 쉴새없이 출동
주말 ‘주취대란’ 대응책 고심
“커피 한잔 타 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틀째인 19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지구대. 폭행 혐의로 조사받던 60대 남성 A 씨는 지구대 상담실 책상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가래침을 연거푸 뱉었다. 술에 잔뜩 취한 그는 경찰관에게 “커피 한잔 타 달라” “자고 가겠다”며 막무가내식 요구를 이어 갔다. 조사 이후 경찰관이 “이제 귀가하셔도 된다”고 하자, 갑자기 자신의 폭행 혐의가 억울하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결국 그는 순찰차를 이용해 상급관서인 강남경찰서로 바득바득 이동했다.
다음 날 오전 1시쯤에는 한 40대 남성이 경찰의 부축을 받으며 이 지구대로 들어왔다. 그는 “와이프가 알면 안 되는데…”라고 말한 뒤 곧바로 잠이 들었다. 경찰관은 “이렇게 술에 취해 자기 위해 지구대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경찰은 익숙한 듯 이 남성의 신분증을 보고 배우자에게 연락했다. 40여 분 뒤, 지구대에 도착한 여성은 술에 취해 잠든 남편의 모습이 익숙한 듯 그의 어깨를 두 번 툭툭 치며 “가자”고 말했다. 주취자로 인한 경찰의 무전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현장 순찰조에게 “주취자 둘폭(폭행 사건을 뜻하는 경찰 무전), 주취자 둘폭!” “신논현역 4번 출구로 출동하세요”라는 등의 무전을 쉴 새 없이 했다.
같은 시각,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 앞에서 택시기사가 씩씩대며 차에서 내렸다. 그는 “손님이 계산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지구대로 왔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마포구로 가 달라며 택시에 탑승했던 20대 남성 B 씨는 경찰관 3명이 달라붙자 그제야 택시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실랑이 끝에 신용카드로 택시비를 결제한 B 씨는 “또 택시가 안 오지 않냐, 택시 불러라”며 경찰관에게 고성을 질렀다. 홍익지구대 관계자는 “심야 시간 신고 절반 이상이 주취자와 관련된 건”이라며 “이번 주 금요일 피크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4일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 연장되면서 주취자와 관련한 사건 사고 신고 접수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13일 112 신고 건수는 10만9900여 건으로, 직전 열흘 대비 9.8% 늘었다. 경찰은 오는 주말 ‘주취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마포경찰서장은 지난 18일 주재한 화상회의에서 “주말 대응책을 과별로 토론해 사전 준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대영·이예린·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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