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토론회 ‘産銀재편론’ 제기
대우조선 등 기업매각 매번 불발
대규모 자금지원 불구 회수 안돼
정책금융 재편 주장에 무게 실려
상시 감독… 방만 경영 제동 가능
정치권에서 KDB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정책금융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는 배경에는 이동걸 회장의 거듭된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 회장 체제하에서 대규모 기업매각이 실패하고, 구조조정에 투입된 자금의 회수율도 저조한 상태에 놓이면서 정책금융의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여실히 지적됐다. 윤 의원은 산은이 수행했던 구조조정과 관련해 “안 된 것도 없고 된 것도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산은의 구조조정 해결사 역할에 의문을 품게 된 5년”이라며 “산업은 진화하는데 산업을 육성·지원·촉진해야 할 산은은 지형 변화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산은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쌍용차,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KDB생명 등 큰 규모의 기업매각을 도맡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산업재편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사이 회수하지 못한 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우조선해양에만 적게는 7조~10조 원 규모의 자금지원이 이뤄졌고, STX조선해양을 유암코-KHI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할 당시 들인 자금도 5조 원이 넘는다. 본격적으로 현 정부 들어 진행된 두산중공업에는 수출입은행과 함께 3조 원, 아시아나항공에는 3조6000억 원, 대한항공에는 2조 원이 들었다. 회수율은 30% 안팎으로 나타났다.
산은 비판론이 고조되면서 금융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정책금융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재편 주장이 다시 불붙고 있다. 지주회사를 만들어 정책금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면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기관들의 업무 중복을 막으면서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업무에 대한 감시·감독이 이뤄지면 방만한 경영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산은의 구조조정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기영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다한 정책금융의 규모, 조직, 제도들이 시장의 정상적인 메커니즘을 왜곡하고 시장 마찰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조정해 효율적인 정책금융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현 BDA파트너스 대표는 “과거 5년 동안 산업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집행 방식 및 대상 선정에 있어 새로운 접근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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