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거치는 ‘N75번’ 타보니
팬데믹땐 ‘독서실’같던 차 안
거리두기 해제뒤 술냄새 가득
승객 대다수는 ‘2030 취객들’
“이 시간대엔 택시 잘 안잡혀…”
서울시, 노선 9→14개로 늘려
글·사진=김대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나흘째인 21일 오전 1시.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서 관악구 신림동까지 총 85.9㎞를 오가는 ‘N75’ 올빼미버스 안은 술 냄새가 진동했다.
버스 안은 크게 붐비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버스 빈자리가 채워졌다. 버스가 젊은이들의 ‘핫플’ 강남역에 도착하자, 10명의 2030 승객이 우르르 올라탔다. 탑승객들은 술자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곳곳에서 대화를 나눴다.
직장인 방모(28) 씨는 “회사 회식하고 집에 가는 길에 탔다”며 “택시가 잡히질 않아 집에 못 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옆자리에 앉은 직장 상사와 함께 버스가 집 근처까지 가는 게 맞는지 연신 살피며 대화를 이어 갔다.
이날 버스 안에는 대리기사 등 ‘생업’을 위해 버스를 탄 사람보다 거리두기 해제를 맞아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유흥족’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자주 올빼미버스를 탄다는 이모(32)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용객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며 “이전에는 버스 내부가 독서실처럼 조용했는데, 술을 마신 어린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갈수록 시끄러워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마포구에 사는 김모(여·40) 씨는 “약속이 많아 한 달에 두세 번 올빼미버스를 타는데, 오늘은 정말 취객도 많고 버스 안에 술 냄새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올빼미버스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는 시민도 많았다. 대리운전 기사로 ‘투잡’을 뛰며 꾸준히 올빼미버스를 이용해 왔다는 50대 대리기사는 “올빼미버스가 없었다면 정말 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취객이든, 대리기사든 시민 누구나 탈 수 있는 심야 교통수단이 많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일상 회복 추세에 맞춰 지난 18일부터 2013년 도입된 올빼미버스 노선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운행 노선을 9개에서 14개로 늘리고, 운행 버스도 72대에서 100대로 확대했다. 이번 운행편 증대로 올빼미버스의 하루 수송 가능 승객 수는 1만5000명에서 2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올빼미버스 이용객이 느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올빼미버스 일 평균 승객 수는 전년 1∼10월 일 평균 승객 수에 비해 68% 증가했다. 서울시는 최근에도 매일 7000여 명이 올빼미버스에 탑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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