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2.4.24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2.4.24 [연합뉴스]

이준석, “검수완박 입법 추진 무리…내일 최고위서 재검토할 것”
윤석열 당선인·안철수 위원장도 부정적 기류
권성동, “국민께 사과…대책 마련하겠다”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여야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적 박탈) 합의를 두고 신(新)여권의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4일 잇달아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은 데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 합의 당사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사과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달 중 임시국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이처럼 신여권 기류가 크게 바뀜에 따라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배현진 윤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 ‘검수완박’ 합의와 관련, “윤 당선인은 일련의 과정을 국민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취임 이후에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 합의안에 대해 “정치인들이 스스로 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해 상충 아니겠나”라며 “많은 국민, 지식인들이 그래서 (합의안에 대해) 분노하고 계신 것”이라고 말했다. 배 대변인이 전한 윤 당선인의 의중보다 좀더 노골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다.

안 위원장은 “우리나라 사법 체계의 가장 중요한 근간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제대로 균형과 견제할 수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이행 과정 중에서 범죄자들이 숨 쉴 틈을 줘서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우려된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급기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소위 검수완박 논의가 우리 당의 의원총회에서 통과하였다고는 하지만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입법추진은 무리”라며 “내일(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협상안에 대해서 재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불가항력의 협상을 하느라 수고한 점은 존중한다”면서도 “더 이상의 추진 이전에 법률가들과 현장 수사인력들을 모시고 공청회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신여권의 부정적인 기류를 반영하듯, 권 원내대표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6대 중대범죄 중 선거와 공직자 범죄를 사수하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초 선거와 공직자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를) 포함할 것을 주장했지만, 하나라도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더 축소하지 않으면 ‘원안 통과밖에 없다’는 민주당의 강력한 요구를 이겨낼 수 없었다”면서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 무겁게 여겨야 했다는 점을 통감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란 국민의 우려는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공수처 문제를 비롯해, 이 부분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국민의힘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안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의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가운데 ‘부패·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한 것이 핵심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칭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을 설립해 부패와 경제 수사권도 이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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