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삼미옥 “5년만에 조정”
수육 3000원 올라 4만5000원
신촌 복성각 자장면 1000원↑
주류도 500 ~ 1000원 뜀박질
학생들“모임나갈때마다 4만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돼 대학생들이 캠퍼스로 속속 돌아오고 있지만, 2년 새 몰라보게 오른 학교 앞 물가에 “뒤풀이 참석도 부담스럽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간 뒤풀이 장소로 명성을 얻은 학교 앞 가게들이 안주 가격을 수천 원씩 올렸고 소주·맥주 가격마저 500~1000원씩 인상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이 ‘고물가 유탄’을 맞고 있다.
2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 전통 맛집들은 올해 들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대 교수들이 제자들과 점심시간에 자주 찾는 ‘완산정’은 올해 대표 메뉴인 전주 콩나물해장국을 12년 만에 500원 가격을 인상했다. 완산정의 술안주로 유명한 보쌈은 8년 만에 3000원 인상돼 2만8000원에 팔고 있다. 인근의 설렁탕집 ‘삼미옥’도 지난달 초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로 46년 된 삼미옥의 설렁탕은 1000원 오른 1만1000원, 수육은 3000원 올린 4만5000원이다. 삼미옥은 5년여 만에 가격을 조정했다. 해당 식당들은 “식자재값 때문에 부득이 가격을 올렸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이 있는 서대문구 신촌역 일대 역시 일부 식당과 주점들도 가격을 인상했다. 1953년 개업한 중식당인 ‘복성각’은 지난해 자장면 가격을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렸다. 1994년부터 영업한 ‘포석정’은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안주값은 안 올리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술값을 올렸다.
24년째 운영 중인 ‘술익는마을’의 신창용(54) 씨도 “중간고사가 끝나면 손님이 지난달보다 2배가량 늘긴 할 텐데 손님이 빠질까 봐 안주값과 술값 모두 못 올리고, 재료값이 오른 메뉴는 아예 빼버린다”고 토로했다.
대학생들은 늘어날 뒤풀이 비용이 걱정이다. 이화여대 역사교육과 4학년생 유모 씨는 “대부분 음식점과 술집 가격이 올랐고, 안 오른 곳은 양이 많이 줄었다”며 “모임에 나갈 때마다 4만 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바이오시스템·소재 학부 3학년 김모 씨는 “최근 몇 년간 ‘샤로수길’이 큰 인기를 끌며 인근 식당들도 덩달아 매년 1000원씩 올리는 것 같다”며 “동아리 뒤풀이 비용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예린·전세원·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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