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령인구 감소로 ‘직격탄’

대구가톨릭대, 미달 학과 감축
인제대, 입학정원 14.4% 줄여
상지대는 51개 학과→34개로

AI빅데이터·반려동물학과 등
신설 학과 추진…구조조정 가속


경산=박천학·부산=김기현 기자 원주=이성현 기자, 전국종합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지방대학들이 내년도 입학 정원을 줄줄이 감축하고 나섰다. 비인기학과 정원을 축소하고 유망학과를 신설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학과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입생 미충원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지방대들의 생존 노력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각 대학에 따르면 경북 경산시 대구가톨릭대는 올해 정원 미달 학과를 중심으로 내년도 입학 정원을 393명 감축하기로 했다. 또 조경학과·식품공학과, 법학과·행정학과를 통합해 각각 ‘스마트그린케어학과’, ‘공무원·공기업학과’로 학과 명칭도 변경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신입생 모집난과 위축된 취업시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대구대 역시 내년도 입학 정원을 60여 명 줄이고 패션학부(뷰티스타일링전공), 특수창의융합학과를 신설하는 등의 학과 구조조정 안을 마련했다. 경남 김해시 인제대도 내년도 입학 정원을 올해(1895명)보다 272명(14.4%) 줄이고 반려동물보건학과, 웹툰영상학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학부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강원 원주시 상지대는 내년도 입학 정원을 올해보다 360명 감축한 1758명으로 확정했다. 또 학과별 신입생 충원율 등을 토대로 학과 통폐합을 거쳐 올해 51개 학과에서 내년에는 34개 학과로 축소한다.

부산 동명대는 내년에 단과대학인 ‘반려동물대학’을 신설하고 반려동물보건학과, 애견미용·행동교정학과 등을 두기로 했고 강원대는 배터리융합공학과, 디지털밀리터리학과 등 2개 첨단학과를 신설한다. 경북 경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내 갈등이 있더라도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사회적 변화에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011년 47만1000명, 2015년 43만8000명, 2020년 27만2000명, 2021년 26만500명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등 대입 자원이 줄고 있어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폐교하는 지방대는 속출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과 지역사회 부실을 막기 위해 학생 충원율이 낮은 대학에 정원 감축 등을 권고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재정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자율적으로 강도 높은 정원 감축 계획을 세우는 대학들에는 최대 60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방대의 신입생 미충원 인원은 2020년 1만1739명에서 지난해 3만458명으로 2.6배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대학 신입생 미충원 인원(총 4만586명) 중 약 75%가 지방대로 나타났다.
박천학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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