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북한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 25일 낮 또는 저녁에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역대 최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25일 오전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지난해 1월 북한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 25일 낮 또는 저녁에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역대 최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25일 오전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2021년 9월9일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안전 무력 열병식’에 참석해 군대와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뉴시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2021년 9월9일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안전 무력 열병식’에 참석해 군대와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뉴시스

예상됐던 25일 새벽 심야열병식은 무산…날씨 탓 추정
ICBM 등 총동원할듯… 대동강 ‘부교’ 2개 설치


북한이 오는 25일 항일유격대(항일빨치산)인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규모 ‘심야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25일 오전 포착됐다.

25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과 정보당국은 25일 낮 또는 저녁에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병력 2만 명가량이 동원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보당국은 25일 0시를 전후로 새벽에 심야 열병식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날씨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예행연습에서 장비만 250여 대가 동원됐으며, 여기에는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고 잇달아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몇 년 새 잇달아 개발했다고 공개한 ICBM 등 각종 신형 무기체계를 총동원해 무력 과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굵직한 정치 일정마다 열병식을 개최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민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이색 행사’로 준비하는 동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열병식이 열릴 김일성광장 앞에서 대동강을 가로질러 맞은편의 주체탑이 있는 광장까지 이르는 일종의 물에 뜬 다리인 ‘부교’ 2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 때 ‘대동강 부교’ 설치는 처음이다. 이 부교에 폭죽 및 조명 관련 시설도 마련해 병력 퍼레이드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행사에 동원된 병력과 장비가 이 부교를 통해 김일성광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 광장 내에 악단 연주 부스를 비롯해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정황도 포착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작년까지 총 9차례 열병식이 개최됐는데, ‘빨치산 창설일’에 열병식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 25일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할 당시 조직한 빨치산이 현재 인민군의 모태라고 보고, 1978년부터 2017년까지는 이날을 ‘건군절’로 기념했다. 이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기에는 4·25 열병식이 열린 사례가 있다. 반면 김 위원장 집권 후에는 주로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정권수립일(9월 9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등을 계기로 열병식이 주로 열렸다.

최근 북한이 군사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해 처음 무장력을 갖춘 4월 25일에 대형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은 대내외에 군사력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북한으로선 ‘자주국방’에 대한 학습효과가 커진 데다 남측의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 강화’를 강조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예고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대내외에 국방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내부 결속을 더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그간의 열병식 전례를 볼 때 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통해 관련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북한은 열병식 개최 후 시차를 두고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중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러 차례 생중계했지만, 지난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05번째 생일 기념 열병식 당시 북한군 주력전차 1대가 고장으로 흰 연기를 내뿜으며 대열을 이탈하는 장면이 생중계된 뒤부터는 줄곧 녹화 중계를 해왔다.

정충신 선임기자, 서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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