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으로 언론환경 악화
시상중단 놓고 내부 갈등 고조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홍콩 외신기자클럽(HKFCC)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효 등 현지 언론 환경 악화로 26년간 진행하던 인권언론상 시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상 중단을 두고 내부에서도 심사위원들이 사퇴하는 등 언론 자유를 위한 업계 내부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키스 리치버그 홍콩 외신기자클럽 회장은 25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23일 긴 토론 끝에 유감스럽게도 인권언론상 시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고 우리가 수상자를 발표하고 축하해왔던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 3일)을 2주도 안 남긴 시점이라 더욱 고통스럽다”며 “그러나 법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이를 위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권언론상은 아시아지역에서 자유에 대한 침해를 고발하거나 인권 존중을 기념하는 보도들을 대상으로 홍콩 외신기자클럽이 지난 1995년부터 시상해왔다.

홍콩 외신기자클럽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12월 홍콩 당국의 압박 속 자진 폐간한 러창신원(立場新聞·스탠드뉴스)이 올해 인권언론상의 5개 부문 후보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AFP·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AFP는 “러창신원에 시상할 경우 홍콩보안법이나 선동죄로 기소될 수 있다는 법률적 조언에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며 “시상 중단 결정에 후보들을 심사하는 클럽 내 언론자유위원회 위원 8명이 항의의 의미로 모두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심사위원이었던 시바니 마흐타니 워싱턴포스트(WP) 특파원은 “나는 우리가 모든 것이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우리는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2020년 6월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난해 6월 대표적 반중 매체 핑궈르바오를 시작으로 러창신원과 시티즌뉴스 등 민주진영 매체들은 당국의 압박 속에서 자진 폐간했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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