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구조·굴착 토사량 등 분석
카네기재단 “핵확산 위험 가중”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는 가운데 새 터널 공사의 규모·지형 등을 고려할 때 최대 120㏏·50㏏의 폭발력을 가진 두 차례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의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2017년 실시한 250㏏ 규모 핵실험보다 폭발력이 약한 전술핵 실험이 시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38노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북한 새 핵실험: 얼마나 커질 수 있나?’ 보고서에서 “북한이 현재 철거된 원래 남쪽 출구에서 동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 새 출구를 파고 있어 조만간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며 “지형·지질·터널개요도 등을 볼 때 각각 120㏏과 50㏏ 폭발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8노스 측은 핵실험장이 위치한 만탑산의 지질학적 구성·지형·굴착 토사량 등을 계산한 결과 “최대 깊이가 약 600m인 긴 터널의 경우 약 120㏏까지 폭발력을 감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짧은 터널은 깊이 450m로 약 50㏏의 폭발력까지 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 38노스는 “이 터널들은 2017년 핵실험 크기(약 250㏏)만 한 폭발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면서도 “광범위한 핵무기 실험, 특히 폭발력 10∼15㏏ 규모의 전술핵 탄두를 실험하는 데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38노스는 “북한이 만약 좀 더 서쪽으로 터널 작업을 진행한다면 최대 800m 깊이까지 뚫어 약 282㏏까지 핵실험을 할 수 있지만, 추가 굴착작업이 필요하고 시일이 걸리는 만큼 (사전에) 관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 정책 전문가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를 통해 북한의 차기 핵실험이 전술핵 개발목적이 될 것이라며 핵무기 통제권·저장소 분산으로 핵 사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발표한 목표 중 하나가 전술핵 개발”이라며 “전술핵이 개발·배치되면 한반도에서 이미 낮아진 핵무기 사용 문턱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전술핵 개발에 대해 “위기 시 야전지휘관에게 핵무기 사용 권한을 사전위임하거나 저장소를 분산시켜 핵무기의 의도치 않은 확산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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